국민은 한가지 시름을 덜게 되었다. 오는 5월 10일 20대 대통령 취임식 자리에 퇴임 대통령과 취임 대통령이 대선 이후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은 마침내 28일에 만찬을 겸한 첫 만남에 합의한 것이다. 대선이 끝난 지 19일 만이며 처음 합의한 만남을 네 시간 남겨두고 취소한 지 열이틀만이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18일 만에 김영삼 당선인과 만난 기록을 하루 차이로 갱신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비록 김영삼 당선인이 같은 정당 소속이기는 했어도 3당 합당 이전까지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의 개선이다. 일률적인 적용이 아니라 업종별 규모별로 선택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주52시간 근로제의 경우 1년 단위의 총근로시간이 평균 주 52시간을 충족한다면 처벌하지 않으며 최저임금 역시 인상률과 지역별 기업규모별로 차등을 두자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민노총은 ‘앞으로 5년이 노동자에게는 목숨을 건 지옥의 시간’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문제는 민노총이 과연 전체 노동자의 대표권을 가졌느냐, 있다면 그 대표권을 공정하게 행사하고 있느냐이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한 주된 이유(39%)가 ‘정권교체’였다. 그만큼 현 정부-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신망을 잃었다. 그 때문일까, 윤 당선자가 고집스럽게 관철하려는 청와대 시대의 종막-광화문 대통령실 시대 개막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 또한 열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본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애, 국회 의석이 1백 72석 (더불어민주당) 대 1백 10석(국민의 힘)이라는 장벽의 두께와 힘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윤 당선자가 통합과 협치를 내건 이유다. 그러나 그가 주창하는 통합과 협치가 현실에 안주하려는 야합을 의미하는
국가 위기에는 영웅이 등장하고 그 영웅은 역사에 남을 명언을 남긴다.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낳은 영웅은 코미디언 출신이라고 괄세받던(실제 푸틴도 그를 낮춰 평가했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다. 그가 남긴 명언은 ‘대통령에게는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이다. 이 명언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 이 울림은 푸틴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침공 1주일을 넘긴 시점에서 처음 계획한 수도 카이우(키예프) 조기 함락은 물 건너갔다. 그 대신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주요 항구를 점령 또는 포위함으로
레닌과 케인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경제라는 양극 대치점의 이 두 사람이 단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에트 연방과 소비에트 공산당을 창건한 레닌은 1백 년 전에 ‘자본주의를 파괴하는 최선의 방법은 통화를 타락시키는 것’이라 갈파했다. 이에 대해 케인즈는 1919년에 발표한 ‘인플레이션’이라는 논문에서 ‘레닌 주장은 옳다. 사회 기반을 뒤집어엎는 데는 통화를 타락시키는 것 이상으로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케인즈는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에 대한 가혹한 배상금 부과에 반대한 것 역
작년(2021년)에 국민으로부터 거두어드린 세금(국세)이 당초 정부가 예상하고 추계한 것보다 61조 원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예산안 편성 때 제시한 세수(2백 82조 7천 4백 25억 워)보다 61조 3천 3백 57억 원이 더 걷힌 3백 44조 7백 82억 원으로 최종 집계되었다고 기재부가 밝혔다. 오차율이 놀랍게도 21.7%나 된다. 이 정도의 오차율이라면 ‘정책적 추계’라기 보다는 주먹구구라고 봐야 한다. ‘국가 1년 살림’인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이런 오차가 발생한 것은 솔직히 말해서 기본이 안 되어 있음을 뜻한
‘경제안보’는 반도체 지배권 강화로 요약된다. 미국이 불 지른 반도체 전쟁에서 중국이 반격에 나선 것은 당연. 그 첫 번째 ‘작전’으로 올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반도체 월경(越境)산업 서비스 공작위원회’설립을 서둘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상무부와 공업정보화부가 중심이다. 기술 부문은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淸華)대학교가 맡을 예정. 최종 목표는 현재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에 맞설 새로운 서플라이 체인 구축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공작위원회’는 외국 기업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첨단기술과 제조 장비 소재 확보에 나선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있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가 붕괴된 것은 2022년 1월 11일, 국내 아파트 건축사상 두 번째 참사다. 첫 번째 사고는 이보다 52년 전인 1970년 4월 서울 마포구 와우 시민 아파트였다. 이 사고로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와우 시민 아파트 붕괴는 당시 박정희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던 ‘조국 근대화 사업’의 한 축이었다. 서울 도심의 판자집과 불량 건물을 철거, 외곽지역에 아파트를 지어 도심 인구 분산과 함께 서울의 ‘스카이라인 현대화’까지 기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대형 아파트를 지
미국과 일본이 중심이 되어 중국에 대한 기술수출을 규제하는 다국적 체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일이 아니다. 민간차원에 거래되는 첨단기술의 군사 목적 전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다국적 체제 금수기구’는 냉전의 경제적 단면이다. 구소련이 첨단 군사기술 도입에 혈안이 되었을 때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16개국과 일본이 5년에 걸친 논의와 협상 끝에 발족한 것이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 코콤(COCOM: Coordinating Committee for Multilateral Export Controls to Communist
올해, 2022년 세계 경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미 중의 갈등이 낳을 새로운 충격을 걱정하는 쪽과 인플레이션의 조기 수습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는 양론으로 크게 갈린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낙관 ̛ 비관과 관계없이 큰 흐름은 메타버스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경제’가 더욱 심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실 세계와 다름없는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코로나 감염병 확산에 따른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가상자산을
대선 투표를 석달도 채 남기지 않은 현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부동산이다. 문재인 정권이 ‘소득주도 성장’이 제대로 먹히지 않자 들고나온 것이 바로 ‘집값 안정’을 앞세운 부동산 정책이다. 그러나 소주성과 마찬가지로 준비 부족, 또는 이념 과잉에 따른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이 사회적 불만과 불평을 누적시켰을 뿐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노무현 시즌2로까지 표현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가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 선거운동의 뚜껑이 열리면서 이 문제의 폭발력은 집권 여당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었다. 여당 후보가 야당보다 앞서 부동산문제를
정부가 대통령 임기 말을 앞두고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 동반자협정(CPTPP)가입을 서두는 데는 딱 한 가지, ’가입을 추진했다‘는 기록을 남기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이 아닐까? 정밀한 시간 계산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지난 9월 중국에 이어 대만까지 가입을 신청하자 한국만 담장 밖의 외톨이가 될 개연성이 높아진 현실적인 배경도 크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는 CPTPP보다는 중국 일본 아세안 등 15국이 중심을 이룬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내년 2월에 발효하는 R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5년여만의 미국 출장에서 내린 진단은 ‘시장(현실)은 냉혹하다’였다. 평범한 표현이지만 거기에는 이 부회장 나름대로 치열한 위기감이 담겨 있다. 그 위기감은 인사조직 개편과 파격적 인사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개편은 표면적인 변혁일 뿐 내재 된 위기에 대한 처방으로는 보기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수직형 인사조직 개편과 그 뒤에 이어진 30, 40대 임원 발탁이 충격적인 변혁임에는 틀리지 않으나 그렇다고 그것이 세계 정상기업 삼성의 총체적 변혁을 상징하기에는 마력(馬力)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이재용 부회장의
내년 예산안과 부수 법안이 국회를 통과, 확정되었으나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6백 7조 7천억 원인 내년 예산은 정부안(6백 4조 4천억 원)보다 3조 3천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유력 의원 지역구 사업비를 서로 주고받느라고 정부안보다 늘어나는 것이 연례적인 관행이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특례’가 눈길을 끈다.이 특례는 우리 헌정사에 나쁜 선례로 남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과 개연성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재명 여당 대통령 후보의 공약인 ‘지역 화폐 발행 지원 예산’이 정부안(2천 4백 2억 원)보다 1백 5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로 정한 것은 단순히 제로금리 시대의 종막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다. 지난 해 한꺼번에 0.5%나 내려야 할 정도로 코로나19의 충격은 치명적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1%대로 회복시킨 것은 경제 전반이 코로나의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한은이 판단한 것을 의미한다. 한은의 이러한 낙관적인 평가는 내년 초에 다시 한번 금리를 인상할 개연성을 남긴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임을 감안한다면 대통령 선거 전에 금리인상도 예견할 수 있다
피하고 싶던 길이 결국 눈앞에 펼쳐졌다. 오고 싶으면 오고 싫으면 그만두라는 선택의 여지는 남겼으나 어디까지나 외교 사령, 이쪽 체면을 살리기 위한 사교술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을 제외한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한국 참여를 물밑에서 독려하던 미국이 마침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캐서린 타이 대표를 맞은 정부 표정이 밝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일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안에서 공급망, 기술, 디지털, 기후변화에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를 할 수 있는 채널 구축에 합의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
문재인 정권은 정권 재창출이 되었든 정권교체가 되었든 후임 정권에게 경제부문 유산으로 마이너스 통장만 물려 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오직 문재인 정권만이 알 수 있을 것이지만 현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물려주는 쪽 입장도 민망할 것이지만 물려받는 쪽 역시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두 유력후보, 특히 여당 후보와 당은 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다. 국가나 국민경제에 대한 의무감이나 사명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마이너스 통장을 주고받을 당사자를 한통속으로 보는
한국은 과연 5G의 선도국인가? 이에 대한 솔직한 답은 지난달 25일 잛게는 37분, 길게는 85분 동안 계속된 KT 네트워크 장애 사고에 담겨 있다. 5G는 기존 규격보다 최대 10배나 빠른 고속통신 기술임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초기 휴대전화를 보급하면서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으나 지금은 기존의 10배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그러나 속도가 10배 빠른 통신은 리얼 타임으로 공장이나 농장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점포고객의 구매 동향 파악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실시간 원격 조정 능력은 기존 산업에 대변혁을 가져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