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뉴시스

[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혁신위원회가 발표한 10차 혁신안을 두고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을 묻겠다는 등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이번에는 ‘다선 의원 물갈이론’이 등장했다.


지난 10일 최인호 혁신위원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의원(세종시·6선)에게 “세종에서 새누리당을 누를 수 있는 후보는 이 전 총리밖에 없지만 우리 당의 10석을 위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제일 큰 어른의 역할”이라면서 총선 불출마를 권유했다.


최 혁신위원은 “이 전 총리의 결단만이 노무현 선출부터 십수년 지난 지금까지의 싸움을 멈출 수 있다”면서 “이 전 총리가 친노와 비노의 싸움을 종식할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당 내에서는 이번 발언이 ‘다선 의원 물갈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혁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게 시작이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다선 의원 용퇴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노계 한 당직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육참골단(肉斬骨斷·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요구와 맥을 같이하는 주장”이라며 “친노, 비노 가리지 않고 총선 승리를 위해 용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명숙 전 총리가 구속되지 않았다면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용퇴요구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당 내에 인적쇄신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뉴시스>에 따르면 친노계 한 3선 의원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새누리당보다 3~4살은 많다”면서 “혁신과 진보를 추구하는 정당의 나이가 보수당보다 많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의 경우 당 대표를 지낸 사람들이 모두 대통령을 하거나 은퇴하거나 했다”면서 “새정치연합의 경우 당 대표를 지낸 인물들이 모두 다 당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이 다 당내에 있으니 당내 계파갈등이 극심한 것”이라며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배들은 이제 당의 혁신을 위해 용퇴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생부’ 명단은


용퇴가 거론되는 다선 의원으로는 당내 최다선인 이 의원 외에도 ▲문희상(경기의정부갑) ▲이미경(서울은평갑) ▲이석현(경기안양동안갑) ▲정세균(서울종로·이상 5선)과 ▲김성곤(전남여수갑) ▲김영환(경기안산상록) ▲김한길(서울광진갑) ▲박병석(대전서구갑) ▲신계륜(서울성북을) ▲신기남(서울강서갑) ▲이종걸(경기안양만안) ▲원혜영(경기부천오정) ▲추미애(서울광진을·이상 4선) 의원이 있다.


또한 당내 최고령인 올해 74세의 ▲박지원(전남목포·3선) 의원과 ▲심재권(70·서울강동을·2선) ▲변재일(68·충북청원·3선) ▲유인태(68·서울도봉을·3선) ▲박주선(67·광주동구·3선) ▲오제세(67·충북청주흥덕갑·3선) 의원 등이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할 선배로 꼽힌다.


‘육참골단’ 언급한 이유


이런 가운데 친노계 당직자가 다시 거론한 ‘육참골단’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해당 의원들은 대권 후보로 거론되거나 나름의 계파 유지 또는 독자행동을 시사해 당 통합에 장애로 작용했으나 초선인데다 올해 63세의 문 대표가 장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지난 9일 문 대표는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며 “신당·분당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분들조차 단결의 틀 안에서 끌어안으려 노력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유지를 위해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도 무리가 없는 상황다.


반면 문 대표는 “이런 상황을 더 방치하면 당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며 “인내와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이 전제될 때 단결의 원천이 된다”며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최 혁신위원의 발언은 이 의원 등 ‘살’을 내 주더라도 문 대표식 통합에 장애물로 작용해온 박지원·정세균·박주선 의원 등 ‘뼈’를 제거하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등장하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까지 연 최 혁신위원은 해당 발언이 혁신위원회가 아닌 개인 입장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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