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지난달 20일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STX조선해양 창원조선소 폭발사고와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그 원인으로 당시 방폭 기능이 없던 ‘방폭등’와 ‘유증기’를 지목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 수사본부는 “잔유(RO)보관 탱크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킨 가스는 도장용 스프레이건에서 분사된 유증기며, 점화원은 방폭등에 설치된 램프의 고온 표면으로 추정된다”고 국과수 감식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방폭등은 가연성 가스가 전구와 부딪치지 않도록 패킹(가스 등 차단) 등으로 방폭 접합부를 봉합해 둔 작업등으로, 사고 당시 설치된 4개의 방폭등 모두 패킹 등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방폭 기능이 없는 ‘불량 작업등’이었던 셈이다.


STX조선해양, 정부 매뉴얼도 지키지 않아


앞서 해경 측은 STX조선해양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글라스를 교체하는 과정 중 이 같은 ‘불량 작업등’을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경이 미리 STX조선해양 측이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이유다.


해경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발생한 탱크는 가스폭발의 위험성이 내재된 밀폐 공간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밀폐공간작업지침’에 따른 사전 가스측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현장소장이 소지 중이던 가스검침기 로그기록 확인 결과, 작업 전 가스를 측정한 사실이 전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STX조선해양은 매년 시행해야 하는 가스검침기 검·교정 작업 역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해경은 지난 9일 STX조선해양 사무실 5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이 회사 조모(55) 씨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에 따라 이번 폭발사고와 관련 총 16명이 입건됐다.


결국 ‘돈’만을 앞세운 사측 경영에 직원 안전이 내팽개쳐진 행태가 또 다시 반복되면서 여론의 화살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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