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직통전화 단절, 불가침 합의 전면 무효화" 선언

2013-03-08     정다운

한반도의 정세에 '빨간불'이 깜박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가 7일 대북 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자 북한이 연일 초강도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


7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8일 0시) 유엔 안보리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결의 2094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 2094호는 앞서 북한의 1, 2차 핵실험에 대한 기존 결의인 1718호와 1874호에 이어 세 번째의 결의다.


2094호는 북한의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실제적 타격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을 저지하고 관련 물자와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실효적이고 강력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금융제재, △화물검색, △선박·항공기 차단, △모든 물품에 대한 수출입을 통제하는 캐치올(catch-all)개념의 금수조치 등의 분야에서 제재의 강도가 높아지고 범위 또한 확대됐다.


이와 아울러 추후 북한의 추가도발시 안보리가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트리거(trigger) 조항도 포함됐다.


안보리의 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가히 ‘충격’에 가깝다.


북한은 8일 “남북간 불가침 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하는 등 초강도 발언을 쏟아내며 반격에 나선 것.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남북간 맺은 불가침 합의를 전면 폐기하고 남북직통전화 등 판문점 연락통로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조평통은 이날 성명에서 ‘키 리졸브’, ‘독수리’ 등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해 “우리에 대한 침략행위로 북남 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합의를 전면적으로 뒤집어엎는 파괴행위”라고 규정하며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남북간 불가침 합의는 지난 1991년 12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공동 합의한 기본 문서에 포함된 내용으로 당시 남북간 불가침 외에 교류협력 등을 합의한 바 있다. 합의문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이듬해인 1992년 2월19일 발효됐다.


조평통은 또한, “적들이 우리의 영토, 우리의 영공, 우리의 영해를 한 치라도 침범하고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보복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간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앞서 2009년 연평도 포격 부대인 ‘무도영웅방어대’와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했다는 점이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 하고 있다.


북한 측은 이날 성명에서 “동족대결을 생존수단으로 하는 자들과 동포애와 인도주의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숭고한 적십자정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전쟁책동과 신뢰구축, 대결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으며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면서 신뢰니, 대화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위선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완전 백지화되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백히 천명한다”며 “이제 그 누구도 우리에 대해 핵포기니, 백불용이니 하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는 이번 결의가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즉각적인 핵포기를 촉구함과 아울러 대북 제재의 범위와 강조를 한층 강화한 것을 평가한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반영된 국제사회의 일치된 우려 및 요구를 수용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도발을 중단하는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청와대는 이날 오전 9시 박근혜 새정부 출범 후 첫 긴급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 이후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새누리당 등이 찬성의 뜻을 표한 반면 민주통합당은 우려의 뜻을, 통합진보당은 유감을 표명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북한당국은 국제사회가 모아낸 규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다만, “그럼에도 우리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로켓 문제가 국제사회의 제재로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시기의 교훈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 당국이 지금이라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아울러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가 나서 긴급 성명을 발표했던 통합진보당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는 평화적 해법을 팽개치고 위기를 부추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강행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재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안보리 결의는 평화가 아닌 긴장만을 격화시킬 뿐”이라며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보다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위한 유엔 안보리의 행보는 그 어떤 평화 세력도 납득시키지 못할 것이며 제재와 압박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