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로 채운 곳간 봤더니…
국내 30대그룹이 총수일가 지분이 포함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5년간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겨온 것으로 조사됐다.
7일 대기업 전문사이트 재벌닷컴은 30대그룹 계열사 78곳의 배당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수일가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계열사로부터 4696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총수일가가 지분의 3%이상을 보유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이 총매출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30대그룹 계열사 총 78곳이다.
이들 계열사 중 총수일가의 배당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난 곳은 SK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계열사 가운데 총수일가 배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에스케이(SK)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SK C&C. 이 곳 지분의 38%를 보유한 최태원 회장과 10.5%를 보유한 그의 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 5년간 81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SK그룹과 SK C&C의 내부거래 비중은 64.8%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 역시 정의선 부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지분 보유율이 큰 계열사에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줬다.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광고대행사 이노션 등이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총 7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그룹도 이와 유사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삼성SDS로부터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주머니를 불렸다. 삼성SDS의 지분 8.8%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2%),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4.2%)이 5년간 총 141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삼성에버랜드 등 총수일가의 지분이 있는 계열사로부터 얻은 배당금은 약 2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주주의 권리에 해당하는 ‘배당’은 사업실적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배당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기타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재벌 총수일가에게 지급하고 있단 점에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특히 6월 임시국회를 통한 ‘일감몰아주기 규제안(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증여세만 부과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민사회 등지에선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처한 계열사의 경우, ‘고배당’을 제한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