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관제철소 날개 달고 글로벌 도약

2013-10-29     최승호


현대제철(부회장 박승하)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결정하면서 글로벌 도약에 날개를 달았다.


현대제철은 17일 “3고로 완공 이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문을 통합하는 내용의 분할합병을 진행하기로 이사회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매출액(현대제철 14조1463억원, 현대하이스코 8조4050억원)이 20조원이 넘는 ‘공룡 철강사’가 탄생하게 됐다.


특히 지난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제선,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 건설에 나선 현대제철은 7년 만에 제선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글로벌 일관제철소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현대하이스코는 분할합병 이후 냉연제조-판매 부문은 넘기는 대신 강관제조, 판매·철강가공, 유통·자동차부품(경량화제품·수소연료전지 스택) 등의 사업은 계속 유지하게 된다.


현대제철 측은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각각 생산법인과 유통 및 가공 법인으로 역할을 분리했다”며 “향후 전문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합병 배경, 무엇?


사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설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는 현대제철이 고로 쇳물부터 열연과 후판을 생산하면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로부터 열연을 구매해 자동차용 강판을 제작하는 구조로 나눠져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3고로 완공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고, 안정적인 열연 강판 수급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쇳물부터 자동차용 강판까지 한 곳에서 일관 생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분석은 합병 결정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생산적인 측면뿐 아니라 이번 합병은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합병을 통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라는 눈총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지배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 차원을 위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달 말 기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5.7% 보유 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제철 주식 12.5%, 현대하이스코 주식을 10.0%를 가지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운 후 정 회장이 보유한 합병 후 주식과 현대제철의 현대모비스 주식을 맞교환하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보유하고 있는 정 회장이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추후 정의선 부회장에게 증여하기도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이 이뤄진 후 장기적으로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합병 법인 지분(예상 11.6%, 현재가치 1조2000억원)과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5.66%(현재가치 1조5000억원)간 주식 스왑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합병은 그룹 내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대주주의 현대모비스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직계열화 완성, 시너지 ‘기대’


현대제철의 합병 결정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업종 수직계열화의 완성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충남 당진제철소 3고로를 완공하면서 철강(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자동차 모듈(현대모비스)-완성차(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진행했다. 즉, 자동차 강판의 자립 생산이라는 목표는 이미 달성하게 된 것.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이 지난 7년간 당진제철소 건설을 위해 차입 경영을 반복하다보니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총 차입금은 11조원 규모에 달해 순이자비용만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현대하이스코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는데다 견조한 실적을 올리면서 매분기 1500억원 이상의 현금 창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의 재무구조의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번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는 향후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현대제철과 현대기아차간의 거래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국내 철강 1위 기업인 포스코와 연간 100만t가량의 냉연 강판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올 상반기 포스코의 매출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고, 현대하이스코까지 합치면 총 4%에 달한다.


지난 7월 현대하이스코가 완공한 연산 250만t 규모의 당진2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냉연 강판 수요의 상당량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내년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이 현대기아차 강판 수요의 77% 수준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R&D)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9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넷의 합병을 통해 연구개발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지난 2009년 2043억원, 2010년 3200억원에서 2015년 5000억원까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차선유지·자동주차·충돌회피·차간거리 제어기술 등 미래 지능형 자동차를 구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회사의 R&D 부문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 관련 R&D 부문을 통합, 신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고장력 자동차 강판 등 신강종을 조기에 개발하는데도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제철은 내년 당진제철소 23만6000㎡ 부지에 자동차 핵심부품 소재인 차세대 특수강 공장을 연간 100만t 규모로 신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특수강은 엔진과 변속기의 필수 소재로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제품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향후 주식 스왑을 통한 순환출자 구조의 해소는 물론 자동차 생산 수직계열화 완성으로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현대제철의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 역량 집중 등 통합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