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장성택 숙청 이유‥'자본주의 맛' 알아
종파문제에서 여자문제에 이르기 까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든 직무에서 해임당하고 출당·제명조치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북한은 장문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통해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인륜에 반할 뿐 아니라 상상을 초월해 우리 당과 혁명 역사에 끼친 해독적 후과는 대단히 크다”고 밝히며 장 부위원장의 숙청사유로 아래와 같은 사항을 들었다.
◇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북한이 장 부위원장 숙청 사유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다. 북한에서 ‘종파(宗派)’란 개인이나 분파의 이익 추구를 통해 당과 혁명운동을 분열·파괴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즉 장 부위원장이 자신을 추종하는 분파를 만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당의 영도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불복했으며 당의 노선에 따르지도 않고 정책을 집행하는 데도 태만하거나 자의적으로 왜곡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검찰, 인민보안기관에 대한 당의 영향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제도 보위, 정책 보위, 인민 보위사업에 엄중한 해독적 후과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 부위원장이 장악한 당 행정부가 반당행위의 중심지가 됐다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당 행정부는 검찰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을 관장하며 ‘체제 보위’를 담당하는 주요한 기관이다. 당 행정부에 소속됐던 장 부위원장의 측근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 모두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 내각의 경제사업 방해
북한은 ‘장성택 일당’이 “교묘한 방법으로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주요한 몫을 담당한 부문과 단위들을 쥐락펴락하며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이어 장 부위원장은 “당이 제시한 내각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원칙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내각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원칙이란 김정은 시대들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경제 사업에서 내각과 산하 행정기관들의 권한을 강화해 이들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은 또 ‘장성택 일당’이 “국가재정관리 체계를 문란하게 해서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매국행위를 했다”며 주체철과 주체비료, 주체비날론 공업 발전에도 큰 해독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 부위원장이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지하자원을 헐값에 파는 등 과도한 이권을 넘겼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 부정부패·타락행위
장성택 부위원장의 매관매직행위와 문란한 사생활도 문제로 삼았다.
북한은 “장성택은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들어 부정부패 행위를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호화타락한 생활을 했다”며 “여성 여러 명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으며 고급식당의 뒷방 등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이며 문란한 생활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장 부위원장은 여자문제로 젊은 시절 여러 번 바람을 피워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별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이 2002년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자본주의 문화를 맛보고 싶다”며 룸살롱을 찾았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다.
한편 현재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에서 ‘장성택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이 북한 기록영화에서 삭제된 데 이어 관영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서도 그와 관련된 기사를 없앤 것으로 8일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