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강제 지정, 확대 범위 놓고 ‘논란’

부실 기업에만 적용 vs 전체 상장사와 금융회사에 확대 적용

2014-08-18     남세현

▲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기업의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정부가 강제로 지정해주는 이른바 감사인 지정제를 확대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회계업계와 금융당국은 부실 징후 기업에만 도입하자는 의견인 반면,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전체 상장사와 금융회사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금융당국와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채결했거나 부채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에 대해 감사인 지정제가 통과되면서 구체적인 시행령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채비율이 업종평균의 1.5배 이상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장사가 대상이 되리라 예측되지만, 금융위는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일각에선 부실 징후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상장사와 금융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감사인 지정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사인 지정제는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 모든 상장회사에 대해 시행된 바 있는데, 기업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주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기업공개(IPO) 예정 국내 기업,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 등으로만 한정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동양과 STX, 효성그룹 등의 잇따른 회계부정 사고로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어 이 제도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감사인 선임권을 기업에 주면서 기업과 감사인 간의 갑을관계가 형성됐고, 회계업계 간의 과당 경쟁으로 갑을 관계는 더욱 심화해 사실상 회계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를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자유시장 원리에 맡긴 지 30년이 넘은 회계감사 시장을 다시 정부가 통제하는 시장으로 되돌리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서도 회계감사에 대한 개념을 기업의 감시자보다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