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합의점 못찾은 LG-SK…ITC 소송 의견서 두고 ‘설전’

2021-03-05     오수진
서울 여의도 LG 본사 표지석.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진=뉴시스)

 

LG와 SK 간 배터리소송에서 SK가 패소한 가운데 이번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의견서를 두고 ‘설전’이 펼쳐졌다.

5일 ITC의 최종 의견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없이는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판결을 유지하며,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ITC에 반박했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하는 영업비밀에 대해 검증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ITC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 됐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되었다는 것인지에 대하여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날선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1982년부터 준비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영업비밀 침해를 명분으로 소송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은 침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런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해악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C의 이번 결정은 수입금지 명령 등이 공익(Public Interest)에 미치는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예를 받은 포드와 폭스바겐 제품에 대한 기간 산정의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짚었다. 이에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인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입장 발표 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날 오후 컨콜을 통해 다시 반박했다. ITC는 미국 정부기관으로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과 그에 따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관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조사 후 깊은 고민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치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영업비밀 침해야 말로 공정경쟁을 해치는 것”이라며 “ITC 결정문을 보면 미국 일자리 및 배터리 공급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이 명백히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드와 폭스바겐이 받은 유예기간은 다른 배터리 공급처를 찾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것을 피력했다. 이번 영업비밀 침해사건과 관련없는 배터리 업체가 전세계에 수백 개 존재한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합의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한꺼번에 보상을 받지 않더라도 지분, 로얄티 등과 같은 다른 방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적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본적으로 ITC 결정문을 존중해야 합의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대외적으로 그 사실을 발표하던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ITC 결정을 지금이라도 진정성있는 자세로 받아들여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것이 경쟁사 입장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고 미래를 생각할 때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