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엔저 공포…마땅한 대비책 없어

수출뿐 아니라 내수 전반에 악영향

2014-09-26     이동호

▲ 사진=뉴시스
갈수록 심화되는 엔저 현상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 절반 이상이 일본과 겹치는 상황에서 이러한 엔저 현상은 수출뿐 아니라 내수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달러당 100엔대에 머물던 엔화 가치가 어느덧 110엔대까지 위협하면서 130~140엔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술고도화, 내수시장 활성화 같은 근본적인 구조개선은 까마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9.2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829(109.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엔 환율 역시 전날 대비 2.44원 내린 955.02원을 기록해 2008820(954.95)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세계적인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린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가 호전세를 이어가는 반면,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가 떨어지며 추가적인 돈 풀기가 유력시되면서 엔화 가치는 더욱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 경제전문가는 경상수지 흑자 행진과 국가신용등급 상향 전망 등 외형상 양호한 한국의 경제상황이 원화 가치 하락을 막아주면서 달러화를 사이에 둔 원화와 엔화의 가치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엔화 흐름에 민감한 수출업계와 유통가는 골머리를 썩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시장 점유율이 78.3%에서 지난달 7.9%로 떨어졌다. 이는 엔저에 힘입은 도요타와 닛산이 파격적인 판매수당 인상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또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예전엔 마스크팩을 수십장씩 쓸어가던 일본인들이 이제는 고작 2,3장 밖에 안 사간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엔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르 커지고 있으나 마땅한 대비책도 없다. 달러화가 1990년대 후반 이후 역사적인 3차 강세기에 들어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환율 방어와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단기 대책들은 모두 적잖은 부작용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엔저 장기화에 대비하지 못하면 수출증가율 급락, 기업이익 악화 등 경제 전반의 충격이 커져 자칫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 상황을 다시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