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님 모십니다”…‘연봉ㆍ성과급’으로 인재확보 총력전
넥슨 연봉 800만원 인상으로 IT·게임업계 연봉인상 릴레이 11일 엔씨소프트 신입사원 연봉상한제 폐지…“능력에 따라 억대 연봉도 가능” 경쟁적인 인상전에 장기적 부담 우려도
“요즘 가장 걱정이고 도전적인 일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으면 ‘개발자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답변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지난 2일 ‘네이버 밋업’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IT·게임 업계의 성과급·임금 인상 전쟁이 펼쳐졌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산업의 호황으로 실적이 크게 뛰어오른 만큼, 이를 핵심 경쟁력인 인재 확보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개발자의 역량이 곧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는 만큼 핵심인재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IT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의 첫 주자는 국내 게임기업 ‘맏형’ 넥슨이었다. 넥슨은 지난달 1일 임금체계를 대폭 상향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 기준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적용했다. 재직 중인 직원들의 연봉도 800만원씩 올랐다.
큰형님 넥슨의 연봉 인상에 넷마블·컴투스·게임빌·스마일게이트 등도 연달아 800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크래프톤은 수당 등을 포함해 2000만원을 인상했고,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도 인상안을 발표했다.
한 달간 이어진 인상 릴레이의 승자는 엔씨소프트였다. 지난 11일 엔씨는 “우수인재 확보와 기술 기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발 직군은 1300만원, 비개발 직군은 1000만원의 연봉인상이 있었다. 성과가 좋은 경우엔 연봉 인상률이 더 크다.
엔씨는 연봉 인상에서 한 발 더 나가 대졸 초임제를 폐지하고 시작연봉제를 도입했다. 신입사원의 경우, 개발직군 5500만원, 비개발직군 4700만원부터 시작해 직원 개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에 따라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입사원 연봉 상한선을 아예 폐지한 것이다.
엔씨 관계자는 “연봉인상과 시작연봉제는 정말 좋은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정말 능력 있는 개발자라면 엔씨소프트에 와서 꿈을 펼치라’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봉 인상이 기존의 회사 재직자를 위한 정책이라면, 신입사원 연봉 상한선을 없앤 것은 (회사차원의) 파격적인 결정이다. 신입사원도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연봉 협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한 개발자는 “IT업계의 경우 개발자의 능력이 곧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업종의 특성상 ‘크런치 모드(게임이나 프로젝트의 출시를 앞두고 압축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와 같은 고강도 노동이 요구되곤 하는데 이번 (연봉) 인상으로 이를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IT·게임 업계가 열띤 인상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인력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좋지만, 짧은 기간 경쟁적으로 인상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체계적 시스템 없이 업체 간 경쟁으로 연봉이 인상된 만큼 매년 연봉인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늘어난 회사 부담은 신규 게임 아이템을 더 비싸게 내놓는 등 후속 조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역시 12일 사내 메일을 통해 “지금 업계의 보상 경쟁은 IT업계 인력의 보상 수준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너무 급하게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 후유증이 염려되기도 한다”며 “세상이 다들 보상만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사업에 대해서 점검하고 고민 먼저 해야 한다. 사업이 잘돼야 결국 좋은 보상이 지속해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