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악몽 재현되나…쌍용차 법정관리 임박
산은, 법원에 회생절차 의견 회신서 송부...법원, 이르면 오는 8일 결정할 듯 HAAH 아직 투자 의지 있어...투자자 설득에 어려움 겪는 것으로 알려져 회생절차 돌입 시, 파산 or 구조조정 중 선택기로...과제 산적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가 임박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 회신서를 보냈다. 법원은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오는 8일, 늦어도 다음 주쯤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이후 또 다시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쌍용차의 앞날에 이목이 집중된다.
쌍용차는 법원의 최종 결정 전까지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HAAH는 법원이 요구한 시점(지난달 31일)까지 투자 계약서는커녕 투자의향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황이라 매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HAAH에 쌍용차를 매각하는 방안이 완전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희망론’도 제기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5개월을 기다렸지만 (HAAH로부터 투자 회신이)안 왔는데,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더 달라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HAAH가 쌍용차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은 아니며 투자의지가 있지만,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HAAH의 자금투자자들은 공익채권과 회사의 재무·경영 악화 등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공익채권은 약 3700억 규모로, HAAH오토모티브가 당초 약속한 투자액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800억원)을 훨씬 넘어선다.
‘파산or구조조정’...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중 양자택일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 문제는 전적으로 법원의 결정에 달렸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법원은 쌍용차의 자산·재무 상황을 토대로 쌍용차를 존속시킬지 청산할지를 평가한다.
파산 시, 협력업체 등 2만여 명의 일자리와 직간접 고용 관계자 60만명의 줄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법원은 일단 쌍용차를 살리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청산을 면하더라도 과제는 산적이다. 존속 결정이 나면 본격적인 회생 절차가 시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실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 비용 축소는 필수적이다. 구조조정 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 두고 최악의 경우 2009년 ‘쌍용차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약 2600여 명의 정리해고가 불씨가 돼 쌍용차 노조는 평택공장을 점거, 약 76일간 농성에 돌입했다. 이 사건으로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의 지부장인 한상균을 비롯한 노조원 다수가 경찰에 연행 및 구속됐으며, 회사는 장기 파업으로 인한 거액의 손실액과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안게 됐다. 쌍용차사태는 쌍용차 노사를 포함한 산업계와 노동계 모두에게 뼈 아픈 사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