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따로 사는' MZ세대…유통업계, 패션앱 '구애'
취향 중시하는 MZ세대, 통합앱 대신 전문 플랫폼 선호 신세계·카카오·GS리테일 등 패션 플랫폼과 협력 강화
평소 모바일 패션 플랫폼 앱에서 의류를 자주 구매하는 20대 A씨. 그는 따로따로 사는 걸 선호한다. 가격적인 부분에서 좀더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고, 취향에 맞는 의류를 살 수 있어서다. A씨는 “오프라인에서 옷을 살 때도 정장은 백화점, 캐주얼한 옷은 홍대나 이태원 등의 가게에서 구매하는 것처럼 모바일 쇼핑도 마찬가지”라며 “슬랙스나 기본 셔츠 등을 구매할 땐 가격이 저렴하고 다른 사람의 코디팁이 있는 무신사를 이용하지만 정장은 다른 곳에서 구매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패션 플랫폼 앱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19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신세계,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이 각각 패션 플랫폼 확보전에 나섰다. MZ세대는 통합 쇼핑몰보단 패션, 장보기, 가전 구매 등 필요한 품목에 따라 이용 쇼핑몰을 달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령 장보기는 ‘마켓컬리’나 ‘SSG닷컴’을 사용하고, 의류 쇼핑은 ‘무신사’, ‘지그재그’ 등의 의류 전문 플랫폼을, 기타 생필품은 쿠팡을 사용하는 식이다.
특히 유행의 변화가 빠르고, 선호하는 스타일이 연령별로 큰 차이가 있는 패션 플랫폼은 여러 곳을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각 패션 플랫폼이 취급하는 의류와 스타일이 정해져 있다 보니 이들과의 협력은 곧 고정 고객층의 확보로 이어진다.
GS리테일은 이날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의 업무협약을 발표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급성장에 힙입어 업계 1위에 올라선 패션플랫폼이다. 지난해 매출액 3319억원, 전년 대비 51%나 뛰었다. 현재 입점 브랜드는 6000곳, 회원은 840만명에 달한다.
양사는 상반기 중 결제 시스템 독점 연동, 무신사 자체 브랜드 패션 상품 판매, 상호 간 보유 플랫폼 활용한 마케팅 협업 등의 측면에서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부터는 GS리테일의 주요 소매점에서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도 판매한다. 이를 위해 GS25와 랄라블라 매장을 선정, 무신사 전용 매대를 구성하고 티셔츠, 드로즈, 마스크, 립밤 등 기본 패션 아이템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반값택배, 박스25(택배 보관서비스), 우리동네딜리버리 등 고객 접점의 물류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부사장) “이번 제휴는 양사가 서로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 사례”라며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망을 보유한 GS리테일이 10·20 고객이 70%가 넘는 MZ 세대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 무신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함으로 미래 고객 확보와 쇼핑 경험을 크게 확대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패션 플랫폼에 대한 유통업계의 구애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시작은 신세계그룹이다.
지난 1일 신세계 그룹은 자사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을 통해 여성복 플랫폼 더블류컨셉코리아(W컨셉)을 인수했다. W컨셉은 여성 패선 플랫폼이 최처가를 내세울 때, 디자이너 컨셉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신진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제품과 해외의 색다른 디자인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백화점 의류 못지 않은 품질, 기성복과 다른 콘셉트로 젊은 직장 여성(20대 후반~30대)들을 겨냥했다.
W컨셉의 브랜드 중에는 여성 연예인이 입고 나와 완판된 제품도 다수. 패션에 한가닥하는 2030 여성층의 입소문을 타고 창업 13년 만에 입점 브랜드 4700여곳, 회원 수는 5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여성복 플랫폼 앱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바람을 타고 전년 대비 매출이 36.3% 성장, 71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도 최근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품었다. 자사의 이커머스 사업 부문인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7월 1일부로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 닷컴과 합병한다.
지그재그는 지난 2015년 문을 연 쇼핑 플랫폼으로, 인공지능 기반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앞세웠다. 가령 본인이 원하는 코디 스타일이 있으면, 그와 관련된 쇼핑몰과 상품, 비슷한 제품들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비교적 저렴하면서 촌스럽지 않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10~20대 여성층 사이 필수앱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지그재그의 입점 쇼핑몰은 4000여개, 월간 이용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지그재그의 성장에 크로키닷컴 역시 매출 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6.4% 성장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그재그, W컨셉 등은 MZ세대의 유행 자체를 선도하는 플랫폼”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브랜드를 론칭해 키우는 것보다 (이미 소비자에게들 사이에 자리잡은)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이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