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외한 새 공급망, 반도체 전력이 핵심

2021-11-23     이원두 기자
언론인, 컬럼니스트.

피하고 싶던 길이 결국 눈앞에 펼쳐졌다. 오고 싶으면 오고 싫으면 그만두라는 선택의 여지는 남겼으나 어디까지나 외교 사령, 이쪽 체면을 살리기 위한 사교술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을 제외한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한국 참여를 물밑에서 독려하던 미국이 마침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캐서린 타이 대표를 맞은 정부 표정이 밝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일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안에서 공급망, 기술, 디지털, 기후변화에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를 할 수 있는 채널 구축에 합의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 미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연합(EU)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동맹의 내년 초 출범을 시야 두고 움직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 고민(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줄다리기)도 결론을 내릴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들고나온 목적은 중국 견제이며 그 명분은 중국의 인권유린, 다시 말하면 아동을 포함한 강제노동에서 찾고 있다. 인권은 서방 선진국의 공통된 기본 가치관이며 이를 어겼을 때의 압력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가는 70년대 한국 정부와 현재의 북한 상황을 통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선진국이 추구하는 국제질서는 법치에 바탕을 둔 자유로운, 열린 사회와 경제체제다. 반면에 시진핑의 중국이 내세운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심에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는)’ 프로젝트를 통한 대세력권 구축이다. 냉전 시대 소련(현 러시아)이 군사 기술을 앞세워 미국과 힘겹게 맞섰지만 1인당 GDP가 미국의 35~40% 선밖에 되지 않아 마침내 스스로 붕괴했으나 13억이 넘는 인구(시장)를 가진 중국의 저력은 미국과 2강을 구성할 정도다. 특히 저임금을 무기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습득한 기술력, 특히 첨단 분야의 발전은 미국이 위협을 느낄 정도다.

반도체는 데이터 경제의 시작과 끝

구글 아마존의 소비전력 2천억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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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전쟁의 바람막이 외교 실종

에너지 정책조차 방향 잘못 잡고 허둥


미국이 중국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4차산업혁명에서 패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 시대를 뜻하며 데이터를 지배하는 나라가 패권을 가지게 마련이다. 데이터를 보존하는 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이를 송신하는 5G와 6G, 데이터 해석에 필수적인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기술, 스마트 폰 등등 모든 기기가 반도체 없이는 불가능하다. 바이든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반도체 메이커의 기업 자료를 요구하면서는 관련 첨단 장비의 중국 수출과 중국 내 공장에 반입을 막는 데 혈안이 된 이유다. 미국이 구상하는 중국을 제외한 새로운 경제동맹이나 공급망 구축은 바로 데이터 경제, 테크 경제의 기술패권을 지키는 데 있다. 반도체 강국으로 군림하면서 중국을 대고객으로, 그리고 중국 내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다.

반도체가 미⁃중 갈등에 끼어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 경제, 테크 경제의 다른 한쪽 날개인 전력확보 역시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 현실이다. 데이터(테크) 경제는 한마디로 말해서 ‘전력을 먹는 하마’다. 암호화폐(자산) 발굴만 해도 엄청난 전력이 든다. 암호자산이 세계 규모로 데이터 처리에 소비하는 전력은 스웨덴의 소비 규모와 맞먹는다는 분석도 있다. 또 구글, 아마존 등 IT 대기업이 데이터 센터 확대로 전력 소비가 급증, 연간 악 2천억 킬로와트에 달한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반도체와 전력이 부족할 경우 4차산업혁명, 데이터(테크)경제 시대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기업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상당한 발언권이 있다. 남은 문제는 전력인데 현황은 반드시 낙관할 처지가 아니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에저정책의 방향을 잘못 설계한 데 있다. 전력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아무래도 다음 정권에tj나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gt212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