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최고 기술 펼쳤는데... ‘황당 실격’ 판정
남자 쇼트트랙 황대헌·이준서 1000m서 애매한 판정에 실격 박장혁, 손가락 부상으로 기권…여 500m 최민정 ‘빙질’의 저주 윤홍근 선수단장, 8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
애매한 판정과 ‘꽈당’… 우려했던 일이 모두 현실이 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단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이날 에이스 최민정(24)과 황대헌(23)을 비롯해 이준서(22), 박장혁(24)이 경기에 나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단 한명의 선수도 정상적인 레이스를 펼친 뒤 얻은 결과로 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자부에선 판정이 문제가 됐다. 남자부 1000m에 출전한 황대헌과 이준서가 모두 준결승에서 반칙 판정을 받아 탈락했기 때문이다. 개막 전부터 “옷깃만 스쳐도 반칙패를 당할 수 있다”(대표팀 곽윤기)는 경계심이 있었는데,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가장 억울할 만한 선수는 1000m 세계 2위 황대헌이었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 뒤 심판 판정으로 페널티를 받으며 탈락했다. 레인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이었다.
이날 중국 선수 2명(리원룽, 런쯔웨이)과 함께 경기를 펼친 황대헌은 초반 3위로 질주를 시작하며 앞에 선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같은 조에 속한 박장혁이 손가락 부상으로 기권한 터라, 더욱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황대헌은 이날 경기 막판 부드러운 움직임과 함께 중국 선수 2명을 모두 제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황대헌은 안정적으로 선두를 유지했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심판들의 논의가 길어졌고, 황대헌은 레인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준결승 2조 1000m에서도 페널티로 경기 결과가 바뀌었다. 2조 경기에 나선 이준서는 최종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판진은 이번에도 그가 레인변경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황대헌과 이준서는 이날 경기 뒤 인터뷰도 거절하고 돌아갔다.
남자 선수들에 앞서 최민정을 울린 것은 혼성 계주에서도 문제가 됐던 빙질이었다. 최민정은 이날 여자부 500m 준준결승 3조 경기에서 1분04초96을 기록해 4위로 들어와 탈락했다.
이날 최민정은 두 바퀴째에서 선두권 진입을 노리던 중 넘어지며 뒤로 처졌다. 최민정이 넘어진 코너 구간은 훈련 때 다른 쇼트트랙 선수들도 여러차례 넘어졌던 ‘마의 구간’이다. 최민정은 손으로 빙판을 강하게 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민정은 경기 뒤 “빙질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체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선 최민정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빙판의 저주에 눈물을 흘렸다. 4∼5명이 레이스를 벌이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1∼2명이 넘어졌고, 심할 땐 3명까지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양쪽 끝 코너 ‘마의 구간’이 문제였다. 이들 코스는 훈련 때도 많은 선수가 넘어졌던 곳인데, 이날 경기에서도 대부분의 선수가 이 두곳에서 넘어졌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선수가 넘어지는 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처럼 많은 선수가 같은 구간에서 넘어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남은 경기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홍근 선수단장은 쇼트트랙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상황 등과 관련해 8일 오전 10시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대한체육회가 밝혔다.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은 9일 남자 1500m 예선에 다시 나서며, 최민정은 같은 날 1000m 예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