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시아, 국채 50%·루블화 20% 가치 폭락

서방 대러 추가 경제 제재 한국, 일본 등도 제재 검토 신평사, 러시아 신용도 강등 국제유가도 8년만에 최고가

2022-03-02     이재형 기자
1일(현지시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의회 건물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한 참가자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쳐 들고 있다.(뉴시스 제공)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국채 가치가 50% 폭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블화 가치도 20% 하락했다.  러시아 기업·금융기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 신용평가 기관들은 러시아의 국가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거나 할 예정이다. 미국, 유럽연합 등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도 러시아 은행·자회사와 금융 거래를 막고 국고채 투자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50% 폭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도 20% 이상 폭락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또 미국 서방 국가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의 국제결제망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퇴출했다. 제재가 본격화 함에 따라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제 사회의 러시아 경제 제재 조치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중국도 함께 제재 대상에 올려 놓을 방침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리는 "만약 중국이나 기타 국가가 우리 제재에 해당하는 활동에 연루되려 할 경우 그들 또한 우리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러시아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러시아 자산을 처분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1조3000억 달러(1568조4500억원) 규모로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0억 크로네(약 3조4000억원) 상당이다. CNN비즈니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요나스 가르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펀드 투자를 동결하기로 하고 러시아 자산의 매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러시아 국영은행과 수출 기업 등 49개 기업과 단체에 대해 일본 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공식 발표했다.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 방산지원 특수은행 PSB도 제재 대상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지도부 6명 개인 등에게도 적용한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S&P 등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국가 신용도 강등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및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자부적격(정크)인 'BB+'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S&P는 "우리가 볼 때 현재까지 발표된 제재는 러시아 은행권이 국제무역의 금융중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중대한 부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의 거시경제적 파장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한 뒤 등급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도 러시아의 신용드급을 정크 또는 하위 투자등급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부채 수준은 GDP의 20%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6500억에 달하는 달러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 무디스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단인 Baa3 받고 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등급 강등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추가적이고 더 엄격한 제재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발 리스크가 비화하면서 국제 유가도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8시35분 기준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05.63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7.90%(7.74달러) 올랐다. 이날 장중 최고 107.53달러까지 올랐다.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9.03%(8.62달러) 상승한 104.31달러에 거래 중이다. 장중 최고가는 106.75달러까지 나타났다.

우리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러 경제 재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재무부 등과 협의를 거쳐 대러 금융 제재와 관련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스베르방크, VEB, PSB, VTB, 오트크리티예, 소비콤, 노비콤 등 7개 주요 러시아 은행·자회사와 금융 거래를 중지한다. 기재부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관련 법상 확인 의무 이행, 관련 금융 거래 모니터링 등 내부 통제 절차 준수, 대고객 사전 안내 등을 통해 제재 대상 은행들과의 거래 중단이 철저히 집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수출입 기업들의 기존 계약에 따른 거래 등 제재 대상 은행들과의 불요불급한 금융 거래는 미국 제재 조치에서 부여된 유예 기간 중 조속히 완료해 거래 중단 조치 시행 이후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해 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러시아 국고채 투자도 중단된다. 이는 오는 2일 이후 신규 발행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를 포함한다. 특히, 공공기관 등에 대해서는 러시아 국고채 거래 중단에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민간 금융기관들도 관련 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기재부는 "전례가 많지 않은 이례적 조치인 만큼 금융기관들은 기업·교민 등 고객과의 거래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 동향 및 미국·EU 등 주요국의 대러 제재 조치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 요구에 맞춰 신속하게 추가적인 제재 조치 동참을 결정·시행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