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가능성...16일 고비

美 등 서방 경제 제재로 러시아 외화자산 동결 푸틴, 국채 상환 루블화로 결제하는데 서명 루불화 가치 50%이상 하락...사실상 디폴트 러시아 대형은행 전 간부도 디폴트 예상

2022-03-08     이재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뉴시스 제공)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JP모건은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러시아 국채에 대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은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이달 16일 러시아 국채 7억 달러(8542억원) 상당이 만기를 맞는다고 전했다. 16일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는 1억1700만달러 수준이다. 여기에는 루블화로 지불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고 JP모건 전략가들은 설명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일부 자산이 동결된 점에서 부채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비거주자에 대한 국채 상환은 서방 제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외국인 보유 부채 상환 법령에 서명했다. 러시아와 러시아 기업들은 외국 채권자들에게 루블화로 상환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식 금리에 맞춰 루블화로 채무를 상환하면 상환이 끝난 것으로 본다. 이 방식은 채무불이행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50% 가량 폭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 전략가들을 이끄는 트랑 응우옌은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 따라 루블화 지불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고 CDS(신용부도스와프) 변제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신탁결제원에 따르면 CDS는 410억 달러(약 50조1717억원)의 러시아 부채를 감당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Ca'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Ca'는 제한적이나 일부 디폴트에 상당하는 'C' 바로 위 등급이다. 무디스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본규제에 의한 대외채무 지불이 제한되면서 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 채무 상환 의지와 능력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전 간부마저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은행은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 부분에 관련이 깊은 은행으로 보유 자산 비율이 러시아 전체의 약 33%다. 익명을 요구한 전 간부는 8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에 "제재의 영향이 사전의 예상을 훨씬 웃돈다. 영향은 극히 심각하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말 이 은행과 금융거래를 정지했다. 또 자회사 마저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됐다. 그는 "미국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없게된 것 외에도, 국제무역과 러시아의 유가증권 결제도 할수 없게 되는 등 예상을 훨씬 웃도는 타격이다"고 지적했다. 

이 간부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경영진을 포함해 (스베르방크 내) 그 누구도 진짜로 침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 쇼크였다. 누구도 침공을 지지하지 않았다. TV에서는 연일 (러시아가) 독립국(우크라이나)을 침공해 시민, 민간시설이 표적이 되는 모습이 보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은행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사람은 미국, 유럽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오는 31일부터 신흥시장채권지수(EMBI)·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GBI-EM)·신흥시장 회사채 지수(CEMBI) 등 모든 채권지수에서 러시아 채권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채권이 사실상 뉴욕증시에서 퇴출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