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 은행 실적 우상향...'영끌족'은 '우울'

미 통화 긴축·국내 인플레 압박 향후 추가 금리 인상 불가피

2022-06-03     이재형 기자
시중 은행 창구.(뉴시스 제공)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의 영업실적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와 연간 실적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모두 전년 동기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3% 오른 4조509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1조9484억원, 순이익 1조3543억원 규모다. 각각 16.4%, 12.2% 오른 수치다. 신한지주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조3450억원, 영업이익 1조7591억원, 순이익 1조404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20.6%, 3.9%, 9.9%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분기 매출 3조2680억원, 영업이익 1조3414억원, 순이익 98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31.3%, 4.4%, 5.8% 증가한 수치다. 우리금융지주는 2분기 매출 3조880억원, 영업이익 1조1594억원, 당기순이익 8497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29.6%, 10.4%, 3.8% 높은 액수다.

은행들의 실적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하반기에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 NIM은 평균 5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에도 3~7bp 상승이 예상된다. 연간 NIM은 전년보다 12~17bp 상승이 전망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신용대출 위축과 연체율 상승이 예상된다. 대기업 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수요 증가,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우려 요인은 상당 부분 상쇄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족'은 원리금 부담에 막막한 심경이다.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금리가 더 오르면 앞으로 이자를 어떻게 낼지 막막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금리 인상 소식을 듣고, 한숨부터 나왔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러다 영영 집을 못 살 수 있겠다는 불안감에 무리해서 내 집을 마련했다. 금리 인상 소식을 들을 때마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은 이른바 을 통해 서울 노원구에 내 집을 마련했다. 현재 최씨의 월급 절반 이상이 원금 상환과 이자 등 금융 비용으로 나가고 있다.

미국의 강한 통화 긴축 스텐스와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앞으로도 가파른 금리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1.5%였던 기준금리를 1.75%로 올렸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5차례 올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시장의 추정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금리 인상이 언제일지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수개월 내에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상승 할 때 지난 연말 대비 가계 이자 부담은 13조원 늘어난다. 개별 차주의 평균 이자 부담 규모는 65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인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이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의 여파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이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투매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이자 부담도 커지면 아파트 매수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앞으로도 한두 차례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집을 매매하기에 앞서 자신의 감당할 수 있는 금융 비용이 어디까지인지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