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밟았다...기준금리 0.75%p↑

제롬 파월 "물가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멈추지 않는다" 한은 "한·미 금리차 역전되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

2022-06-16     이재형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뉴시스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28년 만에 최대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미 기준금리는 종전의 연 0.75~1.00%에서 1.5~1.75%로 올랐다. 이로써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 기준금리 상단과 맞닿았다. 한국은행(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은 더욱 커진 셈이다. 

연준은 14~15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라며 직접적으로 물가를 언급했다. Fed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데 이어 5월 회의에서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며 고삐를 죈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해 연준이 다음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온 것이 아니라는 시그널을 포착, 0.75%포인트의 파격적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다음 달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은 대유행,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도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하면 통화정책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 연준 평가는 공중 보건, 노동 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기대치, 재정 및 국제 현황 등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8.5%를 넘어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한·미금리차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현재 미 기준금리 상단과 우리 기준금리는 동일하다. 이 경우 자본의 해외 이동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또 현재 국내 물가 상방 압력도 큰 상황인 만큼 한은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최소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도 관측된다.

한은은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올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다고 해도 우리 경제 여건 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금리가 일반적으로 더 높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항상 역전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은 물가가 8%대로 높은 수준이고 성장률은 견고한 상황인 만큼 미국이 더 빨리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금리차가 역전이 되면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어나거나 환율이 오르기는 하겠지만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