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 DLF 판결 불복 상고...대법원서 결판
금감원 "법적 불확실성 해소 목적" 우리은행 "상고심 성실히 임하겠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전 우리은행장)이 제기한 DLF(파생결합펀드) 중징계 취소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에 관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상고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측은 "상고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손 회장이 제기한 DLF 관련 문책경고 취소청구소송의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키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9년 하반기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개별 소송 대응을 넘어 향후 국내 금융산업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여나가기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하고 경영진이 내부규정을 부실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해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내렸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앞서 손 회장은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내린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서울고등법원은 문책경고 등 처분 취소청구소송의 2심에서 원고(손 회장)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손 회장은 지난해 8월 1심에서도 승소했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에 관한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향후 제재 결정에 반영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역시 DLF와 관련한 하나은행 1심 판결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전 하나은행장)이 패소했다. 두 소송 모두 논쟁의 중심에는 현행법상 내부통제 소홀의 책임을 금융회사 대표(CEO)에게 지울 수 있는지 여부였다.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비슷한 소송에서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나온 셈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법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한 만큼 최종심에서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은행이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할 의무를 다했다면 이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임직원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뿐 아니라 지켜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포괄적으로 해석했다.
이 부원장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대법원 판결을 존중할 것"이라며 "소송으로 인한 법적 불확실성과 금융회사 경영 불안정성이 최대한 조기 해소되도록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상고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상고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고와 별개로 복합위기와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취약차주 지원 등 국가 경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정책협조로 금융산업의 신뢰회복과 고객보호에 앞장서겠다"며 "이번 호우 침수피해 지원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 완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