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준금리 3%대 전망...주담대 금리 어디까지
이창용 "'연말 기준금리 2.75~3.0%' 시장의 전망 합리적" 1년 새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 약 128만원 추산
한국은행(한은)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향후 지속적인 통화 긴축 기조를 시사했다. 경기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0%라고 예측한 시장의 전망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금리가 7%대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앞으로 남은 2차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3.0%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은은 전날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해 현재 기준금리는 2.50%다. 한은은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가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근원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 4.5%와 2.9%에서 5.2%, 3.7%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올해, 내년 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치 2.7%, 2.4%에서 2.6%, 2.1%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경기 둔화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물가 상승세를 꺽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금통위는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려 금리 수준이 연내 3.0% 내년 초 3.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그동안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올해로 마무리 될 것으로 봤지만 내년에도 1~2차례 정도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며 "물가 대응을 강조한 이창용 총재의 발언과 수정경제전망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성장률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전망 경로를 위쪽으로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레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추가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기준금리가 3.0%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판단 근거가 된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한은이 내년 1월까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 3.2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3개월 이후의 기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회피했지만, 올해 4분기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세가 충분히 안정화한다고 확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인상 사이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며 "올해로 인상이 끝나지 않고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 종착지가 3.2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기 주담대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6%대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18~6.204%, 고정금리는 3.77~6.069%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면 대출금리는 또 오를 것"이라며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았다면 대출금리가 더 올라 이미 7%를 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6월 7%를 넘어섰으나 금리 인하 조치에 5%대까지 내린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만 대출금리가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0.25%포인트 인상 때마다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4000억원가량 증가한다. 지난해 8월 연 0.5%였던 기준금리가 현재 연 2.5%로 높아진 만큼,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산술적으로 봤을 때 1년 만에 27조4600억원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