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이나 민주당이나 안타깝기는…

2022-08-29     이원두
언론인,컬럼니스트.

법과 정치는 동전의 앞뒤처럼 다르지만 한 몸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법이나 정치의 뿌리는 공정과 공평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의 핵심 세력인 집권 여당은 법원으로부터 비상대책위 구성이 잘못된 것이라는 ‘가 처분 인용’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새 대표의 사법 리스크 안전판 마련을 위해 일사부재의 원칙을 내팽개치고 일단 부결된 내용 가운데 한 가지만 빼고 절차적 정당성까지 희생해 가면서 ‘초지’(初志)를 달성했다. 동전의 앞 뒷면처럼 다른 얼굴의 한 몸이어야 할 법과 정치가 지금처럼 간극이 벌어진 상황이 우리 헌정사상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2022년 8월의 마지막 주말은 우리 정치사나 정당사가 뼈에 새겨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국민의 힘이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이후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불과 며칠만에 ‘폐기’하고 비상대책위를 출범시킴과 동시에 징계가 끝나더라도 전 대표가 복귀할 길을 막자 전 대표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이 이를 사실상 인용함으로써 ‘단합 연찬회’까지 열었던 국민의 힘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끝에 내린 결론이 ‘새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준석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하기로’ 일단 결론을 내렸다.

법과 정치, 일정한 거리유지 필요

공정 공평할 때 두얼굴 한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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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오입 개헌도 법정에 안세웠다

선진국 진입하자 정치는 꼼수전락

민주당은 새 대표로 선출된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막기 위해 당헌 개정을 시도했으나 중앙위에서 부결되자 일부 내용을 삭제, 이틀 만에 가까스로 통과시켜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기소가 되면 당직이 자동 정지되는 조항은 그대로 두되 기소의 적합성 여부 판단을 윤리위에서 당무위로 바꿈으로써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줄인 것이다. 주류 세력이 총력을 기울여 일사부재의 원칙과 당무위 회부 절차까지 어겨가면서 서둔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가 짊어진 각종 혐의의 폭발성과 파괴력이 엄청나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직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현 여당인 국민의 힘이 최근 몇 주간 동안 엮어낸 ‘정치 행위’는 하나같이 법과 정치의 간극을 최대한 벌인, 국민 실망 시기 경쟁이었다. 그 배경은 당권, 나아가서는 정치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에서 권력 장악 경쟁을 빼면 껍질만 남는다는 의미에서 이 역시 정당한 정치 활동으로 봐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의 명분이나 동력을 공정과 상식에서 두지 않고 꼼수에서 출발하고 있음이 문제다. 국민의 힘 가 처분을 인용한 재판부는 ‘비상상황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전제, ‘수십만 당원과 일반 국민이 선출하고 전당대회서 지명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직위를 상실시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 질서에 반한다’고 적시했다. 쉽게 말해서 이번 국민의 비대위는 편법, 다시 말하면 꼼수이기 때문에 정당성이 없다는 ‘호통’이다.

정치는 나름대로 전략에 근거하여 활동하며 정략과 전략은 정정당당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한 정략은 꼼수로 전락한다. 우리 헌정사상 최대의 꼼수는 이승만의 3선 길을 열기 위한 개헌안이 일단 부결되자 ‘사사오입’(四捨五入:반올림)이라는 기상천외한 논리로 번복, 개헌을 성립시킨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당시 야당은 이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않았다.(했다면 인용 가능성이 1백%였을 것이다). 정치는 정치로 법은 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상식이 살아 움직였기 때문이다.

숙원이던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짓금 어째서 정치는 이처럼 계속 뒷걸음질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행위에 대한 책임의식 결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가 처분이 인용된 국민의 힘이나 당헌 꼼수개정의 민주당이나 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권력과 이권은 탐이 나고 팩임은 지지 않는 풍토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것은 산등성이에 올라 물고기를 잡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선 강이나 바다로 가야하며 진로를 오도한 사람을 솎아내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22년 8월의 마지막 주말의 교훈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