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주식거래 사전 공시...지분 '먹튀' 방지 실효 있을까

금융위원회,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마련 내부자 매매 30일 전 사전공시 체계로 확대 개편

2022-09-13     이재형 기자
(뉴시스 제공)

상장회사 임원‧주요 주주 등 내부자는 앞으로 이 회사가 발행한 주식 등을 매매하는 경우 매매목적‧가격‧수량 등을 사전공시해야 한다. 미공시‧허위공시‧거래계획 미이행 등의 경우 형벌, 과징금 등 강제처분이 따른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예방,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내부자의 주식거래시 사전거래계획 제출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이 제도를 강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해 내부자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위원회(금융위)가 13일 발표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방안 마련' 개편안에 따르면 상장회사 내부자는 회사 주식의 매매계획을 매매예정일 최소 30일 전에 사전공시해야 한다. 현행 사후공시 체제에서 사전과 사후공시 체계로 확대 개편한다. 금융위는 "그동안 상장회사 임원 등 내부자의 대량 주식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번번히 발생했다"면서 "일부 일반투자자들은 기업의 미공개정보 접근이 용이한 내부자들이 그 정보를 이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취하고, 주가 하락 등 피해는 일반투자자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공시의무자는 이사‧감사 등 사실상 임원(업무집행책임자)와 의결권 주식 10% 이상 소유해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 행사자로 본다. 우선주를 포함한 지분증권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발행한 총 주식수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원 이상을 매매할 경우 그 매매계획을 공시한다. 다만 매매예정일 기준 과거 1년간 거래금액을 합산하여 판단한다. 쪼개기 매매 등 규제회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시내용은 매매목적, 매매예정 가격‧수량, 매매예정기간 등 거래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시한다.

매매기간 중 시가수준(전일종가 대비 최대 ±5%)에서 매매 가능하다. 목표수량을 공시하되, 목표수량 대비 일정범위(최대 ±30%) 안에서 거래할 수 있다. 또 거래가 특정일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매예정일로부터 10영업일 이내에 거래를 마치면 된다.

공시의무자는 매매예정일 최소 30일 전까지 공시해야 하지만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소지 및 시장충격 가능성이 크지 않은 거래 등에 대해서는 사전공시 의무를 면제한다. 주식양수도 방식의 M&A(인수합병) 등 외부요인에 따른 지분 변동, 성격상 사전공시가 어려운 거래 등으로 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사후공시는 해야한다. 원칙적으로 변경‧철회는 금지되지만 사망, 해산, 파산 등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공시의무자는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매매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금감원은 매매 후 사후공시를 체크해 계획 이행여부를 점검한다. 미공시‧허위공시‧매매계획 미이행 등의 경우 형벌, 과징금, 행정조치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정부는 지난 3월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도 상장 후 6개월간 매도를 제한하는 보호예수기간(6개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보유한 주식의 처분에 대해서는 규제할 수 없고,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부자의 주식거래에 대해 일반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상정‧의결된 불공정거래 사건 총 274건 중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는 11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43.4%)을 차지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회사 임원, 주요주주 등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규제(미공개중요정보 이용금지)와 사후적 규제를 병행 시행하고 있다. 미공개정보 이용금지 제도를 통해 내부정보를 매매 등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는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또 내부자가 6개월 이내에 매매, 차익을 얻은 경우 그 차익을 해당 법인에 반환케 한다. 이외에도 '임원등의 특정증권등의 소유상황보고제도'를 통해 임원, 주요 주주의 지분 변화가 있으면 5영업일 내 사후공시토록한다.

정부는 주요 내부자의 거래를 '사전적‧예방적'으로 규율‧감시하는 제도가 없다고 제도 확대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후적 공시·제재만으로는 미공개정보 이용 등 내부자의 불법행위를 실효적으로 예방하기 어렵고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부자의 지분변동에 대한 정보가 일반투자자에게 적시에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부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을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위한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켰고, 그동안 연구용역, 간담회 등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내부자의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시장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며 "내부자 주식거래의 정보투명성을 강화해 미공개정보이용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시장의 관심이 큰 국정과제인 만큼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조속히 입법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투자자보호 및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여타 국정과제도 구체방안을 심층 검토중이며, 연내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