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자, 정승일 한전 사장…사상 최대적자發, 政 꼼수 지원(?)

작년 취임, 영업손실 6조원 육박…사상 최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 22조원 상당 산업부, 올해 전기요금 3회 인상…매출 15%↑ ​​​​​​​내년 3회 인상 또 추진…“내후년에도 인상必”

2022-12-29     정수남 기자
정승일 한전 사장이 올해 사상 최대적자를 낼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을 측면 지원하고 나선 이유다. [사진=한전, 뉴시스]

정승일(57)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올해 사상 최대적자를 낼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을 측면 지원하고 나선 이유다.

정승일 사장은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동력자원부(현 산업부) 법무담당관실(1991년)을 시작으로, 산업부의 주요 부서를 두루 섭렵했다. 그는 2018년 9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차관을 역임했으며, 주로 산업부 차관 출신이 맡는 한전 사장에 지난해 6월 취임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만, 정승일 사장은 취임 첫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5조8601억원, 순손실 5조2292억원을 각각 달성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사상 최고 손실이며, 올해 1~3분기 한전의 누적 영업손실 역시 21조834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240억원)보다 악화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 손실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올해 순손실 역시 956.6%(1조5755억원→16조6460억원) 급증했다.

이중 영업이익은 경영능력의 가늠자다.

심야는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하다. 게다가 상업용은 가정용보다 전기요금이 싸다. 밤새 불을 밝힌 상가도 한전 적자를 부추기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매출은 이 기간 51조7651억원으로 14.7%(6조6181억원) 늘었다. 정부가 올해 4월, 7월, 10월에 전기요금을 각각 19.3/㎾h 인상해서다.

한전은 2013년 적자를 극복하고 영업이익(1조5190억원)을 시현했다. 한전은 2017년까지 흑자를 내다. 문재인 전 정권이 전기요금을 깎아 주면서 향후 2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이 2020년 영업이익 4조863억원, 순이익 2조92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영 경험이 일천한 정승일 사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고꾸라졌다.

정승일 사장의 기업 경영 경험은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한국가스공사 사장 재임이 전부다.

정승일 사장의 경영능력 부재로 한전의 재무도 불안정하다.

3분기 말 현재 한전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각각 67.1%, 352.6%로 전년 말(각각 69.5%, 223.2%)보다 나빠졌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급능력인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지를 재계는 각각 권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승일 사장이 차입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한전은 이달 중순 8조7700억원을 빌렸다고 공시했으며, 이는 자기자본의 13.4%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해 산업부는 내년에도 전기요금을 올리고, 정승일 사장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내년 1분기에 올해 수준으로, 3분기와 4분기에도 추가 인상을 각각 추진한다.

산업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전력량계 교체 사업으로 수도권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가 최근 교체를 마쳤다. 이번 사업에 한전이 응찰하지 않았다. (위부터)철거한 기계식 전력량계와 교체한 스마트 전력량계. [사진=정수남 기자]

박일준 산업부 차관은 이달 중순 국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내년 상반기에 올해 수준만큼의 인상이 필요하다. 3분기, 4분기에도 이 수준은 아니더라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내후년 초에도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산업부는 내년에 전기요금 51.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부는 한전채 발행 한도를 최대 6배로 상향한 내용을 담은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앞으로도 부채 경영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중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원가를 반영하지 않으면 결국 국민 부담”이라며 “원가가 어느 정도 반영되도록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지속 인상을 시사했다.

스마트 전력량계 교체 사업은 한전 소유가 아닌 전력량계가 대상이다. 왼쪽 첫 번째가 스마트 전력량계다. [사진=정수남 기자]

여기에 산업부는 스마트 전력량계(AMI) 교체를 추진하면서, 한전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전국에 설치한 전력량계 가운데 한전 소유가 아닌 기계식 전력량계가 대상이다. AMI는 수동 검침이 필요 없는 계량기로, 코로나19 2년간 사업을 중단했지만, 올해 중반 재개했다. 교체는 무상이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최근 3년간 1890억원을 투입했으며, 내년 상반기에 사업을 종료한다.

산업부 분산에너지과 관계자는 “전력기금을 통한 정부 지원 사업이다. 한전 소유가 아닌 아파트단지 등의 전력량계가 교체 대상”이라면서도 “이번 3개년 사업 시행사로 한전이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은 이어 “향후 사업을 위한 예산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승일 사장의 임기는 2024년 5월 31일까지며, 정승일 사장을 비롯해 한전의 등기이사 6명의 지난해 보수는 각각 1억9945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