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에 과징금만…거듭된 공정위 '고무줄 잣대' 논란
위법성 낮다면서 영업익 2배 넘는 257억 부과 화물연대는 檢고발…특고 노동권 논란 가열 野의원 "카카오 기만행위 공정위만 고발 가능" 이어지는 논란…전속고발제도로 확산되나
최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결과를 둔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검찰 고발은 노동조합을 사업자단체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폈고,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는 과징금 '철퇴'를 내리고도 고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고무줄 잣대' 논란이 불거졌다.
공정위는 지난 14일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준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2021년 영업이익인 126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공정위 조사 결과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3월 20일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부터 가맹택시에 우선배차가 이뤄지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어 2020년 4월 비가맹택시와 언론에서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가 콜을 수락한 수락률도 활용하도록 로직을 변경했다.
이번 결과를 들여다보면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 조작으로 소비자 후생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 데다 법 위반 적발이 두려워 교묘하게 배차 방식을 변경하는 기만행위 정황을 포착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내부적으로도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했고 이에 따라 배차방식을 공정위에 적발되지 않으면서도 은밀히 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위법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유 국장은 "위법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다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건 사례 등을 여러 가지로 고려해 고발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별행위' 중 '거래조건 차별행위'가 인정돼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 차별행위에는 종류가 다양한데, 이 중 '거래조건 차별'는 '가격차별'에 비해 위법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위원회 자체 형사고발 기준 점수에도 미달됐다는 설명이다.
과징금 산정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데, 공정위는 해당 건과 관련해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하는 시장은 '택시가맹서비스 시장'과 '일반 중형택시 호출서비스 시장' 2개로 봤다. 택시가맹서비스의 경우 가맹호출 수수료나 가맹본부 플랫폼 사용료 등이 포함됐고 일반 중형택시 호출서비스의 경우 승객호출료, 유료기사 멤버십 매출이 포함됐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일반중형택시를 기반으로 한 일반호출과 가맹호출(가맹서비스)은 기사와 소비자 측면에서 모두 함께 경쟁하는 시장"이라고 맞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공정위 제재 결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런 카카오의 행태는 소비자 기만이며 사실상 온 국민을 향한 기만이고 배신임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과징금을 257억이나 부과하면서 정작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공정위 제재 결론을 둔 논란은 이미 지난달 화물연대 검찰 고발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고발 결정은 경쟁당국이 노조를 검찰에 고발하는 첫 사례였다. 화물연대는 '노조 탄압'이라며 맞섰다.
공정위의 결정에는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한 것이 기준점으로 작용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사업자로 이뤄진 사업자단체라고 봤는데, 이같은 사례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고)'의 노동권 관련 중요 쟁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커졌다.
잇따른 잡음은 '전속고발권'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박 의원은 "카카오의 의도적 회피는 공정위가 아니면 고발할 수가 없다"며 "이럴 거면 뭐하러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갖는 건가"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손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만큼 전속고발제 개선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공정위는 경제 부처가 아니라 경제 사법기관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올 1분기 중 전속고발권 및 고발요청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