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분석]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특명…금호그룹 재건하라
이익잉여금 등, 금호건설·금호타이어 인수 능력 충분 금호건설, 지난해 매출 등 모두 감소…수익성도 주춤 금호타이어, 흑자…공장이전비용 등 1조4천억원 필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모기업인 금호그룹을 재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이어 업계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 최근 만남에서 “금호타이어가 어렵다. 금호석유화학이 인수해 금호그룹을 재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이 석유를 기반으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정밀화학, 나노탄소, 건자재, 에너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다. 금호석화는 이중 합성고무 사업을 통해 타이어, 신발, 고무호스, 자동차부품, 접착제, 아스팔트첨가제 등을 만드는 재료 등을 공급하고 있다.
금호석화와 금호타이어가 동종 업체라는 게 이 관계자 말이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였지만, 박찬구 회장은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경영권 다툼으로 2010년부터 독립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대법원이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다른 기업집단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박찬구 회장은 8개 계열사를 갖고 금호석유화학그룹을 발족했다.
다만, 계열 분리 이후 금호아시나아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그룹이 해체하면서, 현재 금호건설(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았다. 법원 판결 직후인 2016년 금호아시나아그룹은 24개 계열사를 뒀으며, 2000년대 후반에는 국내 재계 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박찬구 회장은 독립 이후 견실한 경영으로 지난해 현재 13개 계열사에 공정자산 96조800억원으로 제계 순위 49위에 올랐다.
이를 통해 금호석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9756억원으로 전년보다 5.7%(4862억원) 감소했지만, 계열 분리 이듬해인 2016년 매출(3조9704억원)보다 100.9% 급증했다.
금호석화의 전년대비 지난해 영업이익은 52.3%(2조6182억원→1조1473억원) 줄었지만, 2016년(1571억원)보다는 630.3% 늘었다. 이들 기간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률은 28.4%에서 14.4%로 하락했지만, 6년 전 4%보다 3.6배 높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이 1000원 어치를 팔아 6년 전 40원을 벌었지만, 지난해에는 144원의 수익을 낸 것이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순이익도 전년보다 47.7%(1조9656억원→1조282억원) 줄었으나, 독립 첫해(808억원)보다는 1172.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지난해 각각 13.3%, 18.2%로 전년보다 10.9%포인트, 20.5%포인트 떨어졌지만, 6년 전보다는 각각 9.1%포인트, 15.8%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관련, 금호석화는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판매가 감소로 지난해 수익이 하락했지만, 독자 경영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금호석화 주가가 상한가를 보이고 있는 이유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금호석화 주가는 독자경영 이후 주당 7만원 선에서 등락하다,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3월 20일 4만3800원으로 사상 최저를 찍었다. 반면, 이후 주가는 업황 회복으로 지속해 오르다 2021년 5월 7일 29만8500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등락하다, 지난달 28일에는 15만7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2조485억원, 559억원, 22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0.8%(166억원), 49.9%(556억원), 84.6%(1253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른 금호건설의 영업이익률, ROA, ROE는 각각 2.7%, 1.3%, 4.2%로 전년보다 2.7%포인트, 7.2%포인트, 18.5%포인트 떨어졌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제계 순위 62위에 오른 대방건설(계열사 45개, 자산 6조1840억원)보다 아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약진했다.
매출 3조5592억원으로 전년보다 36.8%(9579억원) 급증하면서 영업이익(237억원)을 구현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0,.7%를 기록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순손실은 795억원으로 전년(719억원)보다 악화했다.
금호건설과 금호타이어의 28일 종가는 각각 6710원, 3300원이다.
금호석화가 이들 기업을 인수해 그룹을 재건해야 한다는 타이어 업계 관계자의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대한타이어협회 관계자는 “2018년 금호타이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박삼구 회장은 인수 기업에서 금호석화를 원천 배제하는 조건을 내세웠다. 더블스타도 규제 때문에 자국에 타이어공장을 설립할 수 없게 되자, 현지에 3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사들였다”면서도 “목적을 달성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지원을 일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공장 이전 비용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통상임금 지급 등을 위해 1조400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게 이 관계자 말이다. 이는 전년 말 금호타이어의 자산(4조7006억원)의 29.8%, 자본(1조2426억원)의 112.7% 수준이다.
아울러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부채는 3조4580억원으로 자본의 278.3%로, 재무도 불안정하다. 금호건설의 같은 기간 부채는 1조1462억원으로 전년(1조832억원)보다 5.8% 증가해 부채비율도 165.9%에서 210.2%로 상승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도 재계 권고치 200 이상이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자산은 1조6916억원이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부채비율이 36.5%로 전년보다 23.2% 급감했다. 금호석화의 지난해 부채는 2조657억원, 자본은 5조6561억원이다.
아울러 금호석화가 지난해 3월 25일 처분한 전년 이익잉여금(9897억원)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금액(6463억원)을 상회한다.
금호석화는 2021년까지 독립 경영 5년간 2조1599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창출했다. 이 역시 금호건설의 지난해 말 자산(1조6916억원), 자본과 부채총계(1조6916억원)보다 많다.
지난달 말 현재 금호건설과 금호타이어의 시총은 각각 2407억원, 9537억원이다.
금호석화가 금호건설과 금호타이어를 각각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재계 진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지만, 돈이 돈을 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속담이다. 약육강식 구조에서 강한 기업이 약한 기업을 흡수하는 게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2000년 하반기 계열사 10개를 갖고 독립했지만, 2000년대 중반 세계 5위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재 57개 계열사에 공정 자산 257조8450억원을 가진 재계 3위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선친 정주영 회장 당시 현대그룹을 더 크게 육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