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하준 오비·김인규 진로, 같은 전문 경영인…다른 경영능력

김, 1분기 영업익 400억원 수준…전년 동기比 31%↓ 배, 카스 가정시장 점유율 43%…분기 최고기록 달성 작년 실적…하, 오比 매출 1.8배↑·영업익, 절반 수준 김, 사주 박문덕회장 배불려…배당금 등 300억원이상

2023-05-02     정수남 기자
경영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왼쪽부터)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사진=스페셜경제, 뉴시스]

최근 들어 국내 주요 기업도 사주 경영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주류 업계 양대 산맥인 하이트 진로가 김인규(60) 사장을, 오비맥주가 벤 베르하르트(45, 배하준) 사장 체체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김인규 사장은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2011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배하준 사장 역시 최근 20년 간 벨기에 등 맥주 업계에 종사한 맥주 전문가다.

 

 다만, 이들 대표의 경영능력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2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 카스가 1분기 가정시장 점유율 42.8%를 기록하면서 자사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2019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달성한 분기별 최고 점유율이다. 이로 인해 배하준 사장은 제조사 가정시장 점유율에서도 54.2%로 업계 1위를 고수했다.

반면, 김인규 사장은 맥주 시장의 1위 탈환을 위해 신제품 켈리를 최근 내놨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김인규 사장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1% 급감한 400억원 수준이라는 게 게 증권가 예상이다.

두 사람의 경영능력은 지난해에도 교차했다.

김인규 사장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4976억원으로 전년(2조2029억원)보다 13.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06억원으로 9.5%(165억원) 증가해 사상 최고인 2020년(1985억원)에 육박했다. 이 기간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률은 7.9%에서 7.6%로 하락했다. 매출 증가세가 영업이익 증가세보가 가팔라서 인데, 이는 김인규 사장이 1000원치를 팔아 전년 79원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76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순이익은 868억원으로 전년보다 20.9%(15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른 하이트진로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2.6%, 7.5%로 전년보다 각각 0.6%포인트, 0.9%포인트 상승했다. ROA와 ROE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기업의 수익성 지표다.

배하준 사장의 실적은 더 탁월하다.

전년대비 지난해 매출이 16%(1조3445억원→1조5601억원) 증가해 성장률에서 김인규 사장을 추월한데 이어, 이 기간 영업이익은 38.1%(2620억원→3618억원) 급증했다.

오비맥주의 매출이 하이트진로 매출의 62.5%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9배 많은 셈이다.

오비, 하이트 63% 매출 수준…영업익 2배 많아

배하준 사장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3.2%로 전년보다 3.7%포인트 뛰었다. 영업이익은 경영능력의 가늠자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순이익도 2423억원으로 전년보다 50%(808억원) 급증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ROA와 ROE는 8.7%, 15.9%로 전녀보다 각각 2.7%포인트, 4.4%포인트 상승했다.

이를 고려할 경우 배하준 사장이 회사를 알차게 경영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인규 사장은 2011년, 배하준 사장은 2020년 각각 취임했다.

두 회사의 재무구조도 판이하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68.6%, 187.1%로 집계됐다. 이중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은 기준치 200% 미만을 총족하지만, 기업의 지급능력인 유동비율의 경우 기준이 200% 이상을 크게 밑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67.8%, 83.2%로, 재무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점유율을 기록하며 올해를 순조롭게 시작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올해도 업계와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으로 김인규 사장은 사주 박문덕 회장의 지갑을 두툼하게 했다.

지난달 보통주에 950원, 우선주에 1000원을 각각 배당키로 하고, 현금 664억원을 풀었다. 이중 최대 주주인 하이트진로 홀딩스가 340억5000만원을, 박문덕 회장이 17억2000만원을 각각 가져간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최대 주주인 박문덕 회장은 하이트진로 홀딩스가 받은 배당금에서 100억원을 가져간다.

하이트홀딩스 역시 보통주에 500원, 우선주에 550원을 배당키로하고, 109억원을 준비했다. 박문덕(72) 회장이 하이트진로홀딩스에서 직접 받는 배당금은 34억원 수준이다.

박문덕 회장이 하이트진로와 하이트홀딩스에서 지난해 보수로 78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박문덕 회장이 두 회사에서 지난달까지 받은 현금은 229억4000만원으로, 김인규 사장이 사주의 배만 불리는 경영을 한 것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오비맥주도 1조1756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1350억원을 배당한다. 배당금은 Budweiser Brewing(Korea Holdings) Limited가 가져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사주와 우호 관계다. 현재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소주주의 이사회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 이사회를 견제하기 위해 전체 주주의 50%의 동의를 얻는 주주 동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문덕 회장과 김인규 사장은 배재고등학교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