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車] 기아차, 자신만의 ‘색깔’ 입어라

2023-05-28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1분기 실적이 1분기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1분기의 영업이익 합산액이 6조4000억원을 넘은 것이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도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선전으로 자동차 품목의 선전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중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12% 수준이라, 고무적이다.

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를 뛰어 넘는 호실적이다.

기아차가 2000년대 후반부터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고성능 중대형 차량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전기자동차 EV6 등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만의 독자 노선도 이 같은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실제 기아차는 현대차처럼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운영하는 대신 대중 브랜드이면서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승부하고 있다.

기아차가 최근 CI를 변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로 인해 레저 차량(RV) 쏘렌토와 카니발 등은 동급 차종에서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기아차는 최근 세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 최고급 세단 K9을 K시리즈에서 독립해 고품질과 가격 경쟁력 등을 고랴해 신형 차량부터는 다른 차명으로 차별화한다는 게 기아차 복안이다.

아울러 기아차는 최근 과감한 변신을 단행했다.

종전 특징 없는 기업이미지(CI)를 버리고, 새로운 CI를 도입한 것이다. CI에서 자동차를 버리고, KIA만 남기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기아차만의 색깔을 심고 있는 셈인데, 아쉬움도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국내 공도를 주름잡은 기아차 기아 T-360.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의 경우 첫 국산차 포니 등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기아차하면 떠오르는 대표 차량이 없다.

삼륜차 K-360이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대표한 이후, T-1500, T-2000, T-600 등으로 진화했다.

당시 이들 차량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이를 기억하는 세대는 6070 뿐이다.

1973년부터 생산된 세단 브리사도 기아차를 대표했지만, 1974년 현대차 포니가 나오면서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당시 기아차가 브리사2, K-303 등을 내놨지만, 포니를 극복하는 데는 역부족. 정부가 자동차 산업 합리화를 단행하면서 강제 단종돼서다.

1973년 나온 기아차 (위부터)브리샤 픽업과 세단, 왜건. [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우리에게는 프라이드와 봉고 등이 기아차만의 색깔로 남았다.

2000년대 후반 나온 K시리즈와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이 현재 기아차를 대변하면서, 자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전기차 EV6와 EV9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이들 차량을 통해 기아차의 역사를 말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기아차의 자부심과 고유한 유전자를 상징하는 색깔이 중요하다. 임직원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아차만의 색깔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기아차가 이를 인지하고, K-360과 브리사 복원을 추진한다.

1987년 나온 기아차 프라이드. [사진=정수남 기자]

K-360과 브리사가 머지않아 포니처럼 기아차의 과거 유전자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해석하는 특화 전기차로 등장할 수도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현대차 포니 쿠페가 새롭게 선보이면서 ‘과거의 영광을 통한 미래의 확신’을 확인했다.

기아차만의 색깔이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