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車] 자국 우선주의, 韓 산업공동화 부추긴다

2023-12-31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주요국이 자국 우선주의, 지역 우선주위 등을 앞세우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유럽연합이 핵심원자재법과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을 최근 도입했다.

중국은 이미 노골적으로 자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등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 역시 자국산 배터리 원자재 등을 사용하고, 자국에 투자하고 공장을 지어 혜택을 받으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도 자국에 공장을 지으면 각종 세제 혜택 등 다양하게 지원하겠다고 하는 등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에 만연했다.

이는 최근 대세로 자리한 전기자동차와 배토리에 대한 것이다.

계제에 독일과 함께 유럽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가 녹색산업법을 시행하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나섰다.

가공무역 중심으로 경제를 일구고 있는 우리에게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녹색산업법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과 같이 원자재, 결과물 등 확실한 기준을 기반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결과물의 제작 과정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한다. 물류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수화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지만, 기아차의 니로와 쏘울 전기차는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는 체코에서 생산하지만, 기아차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운송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대거 배출해서다.

우리 정부가 문제를 제기하고, 이의 신청을 했지만,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는 방법을 통해 주요국이 향후 더욱 심각한 제제책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현대차 코나 전기차는 프랑스에서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코나 전기차 내부. [사진=현대차]

우리의 경우 자동차 4대를 생산해 이중 3대를 수출한다.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강대국이 자국 우선주의 논리로 칼자루를 쥐고 휘두를 경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산업 공동화가 빨라질 수 있는 이유다. 많은 기업이 자국 우선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등 현지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시설을 해외로 전진 배치하면, 일자리와 산업 활성화는 점차 어려워질 게 뻔하다. 노사 간의 갈등도 거세져 노조 파업도 빈번해질 것이다.

이번 프랑스의 무리한 정책을 보고, 냉혹한 세계시장의 흐름을 인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사안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지만, 앞으로 등장할 각종 규제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 산업의 공동화 문제는 민관이 버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