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 안보리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 거부권 행사…인도적 지원 막혔다

2025-06-05     남하나 기자
지난 2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호소하고 있다.  미국은 6월 3일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 즉시 휴전과 구호품 반입 재개를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시켰다. [사진=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즉각적인 휴전과 제한 없는 인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결의안 표결을 진행했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최종 부결됐다.

AFP통신과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결의안은 사실상 가결 직전까지 갔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결의안 초안은 15개 이사국 가운데 14개국이 찬성한 가운데 상정됐으며, 미국만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초안에는 하마스와 기타 무장세력에 억류된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과 함께,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물자 반입 제한을 전면 해제하고 원활한 배급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안보리가 처음으로 표결에 부친 가자 관련 결의안이다. 미국은 당시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된 셈이다.

AFP가 확보한 결의안 문안에 따르면, 안보리는 “가자지구 내 즉각적이며 무조건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모든 당사자에게 요구했으며, 팔레스타인의 “재앙적인 인도주의 상황”을 언급하며 구호품 반입 제한 철폐를 촉구했다.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외교가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다.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은 막판까지 미국 측과의 협상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두 달 넘게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막다가 지난달 중순 일부 유엔 차량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유엔은 여전히 현장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이 구호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교전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협력한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구호품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무력을 행사하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결의안 부결로 인해 긴박한 가자지구 내 휴전과 대규모 인도적 지원 시도는 또다시 좌절됐다. 식량과 의료품 부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절박한 호소는 국제사회에 여전히 응답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