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수출 유망 산업 부상…美·유럽발 원전 르네상스에 수혜 기대

2025-06-11     남하나 기자
 2011년 9월27일 체코 두코바니에 있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 4개의 모습.[tkwls=sbtltm]

미국이 오는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자체 설계 능력을 보유한 K-원전이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100GW에서 400GW로 4배 확대하고 신규 원전 인허가 절차를 18개월로 단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직전 정부의 원전 3배 확대 방침보다 한층 강화된 조치로,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함께 제시됐다.

이 같은 계획은 미국 내 원전 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년간 미국 내에서 실제로 착공된 대형 원전은 조지아주 보글 3·4호기에 불과했던 만큼, 6년 내 10기 착공은 도전적인 과제로 평가된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부지 선정, 환경영향평가, NRC 승인, 자금 조달, 공급망 구축 등의 과정을 감안할 때 원전 1기 착공에도 통상 4~6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공격적인 원전 확충에 나선 것은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정책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원전 산업에도 우호적이다. 현재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정도로 한정돼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은 가격 경쟁력과 설계 기술에서 강점을 지닌다는 평가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폴란드,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미 양국은 올해 초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하며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양국은 평화적 원자력 이용 확대를 위한 비확산 원칙을 재확인하고,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및 공급망 확보에 대한 공동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2기 사업을 약 26조 원 규모로 수주하며 16년 만의 원전 수출을 성사시킨 것도 고무적이다.

이는 국내 원전 정책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는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병행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믹스 전략을 추진 중이며, 수출 확대 시 정부 차원의 지원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 역시 K-원전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자력 확대 계획과 유럽 주요국의 탈탈원전 기조 전환은 한국 원전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설·운영 실적을 확보한 한국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대형 원전 착공 계획은 매우 대담한 목표이며, 한국 기자재 공급망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며 “향후 SMR 중심의 원전 구조로 전환되더라도 국내 공급망의 수혜 범위는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