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지명
사회적대화 재개 물꼬 트나
이재명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훈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명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는 첫 장관 후보자로, 28년째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외면해온 민주노총의 사회적대화 복귀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 후보자는 28일 “우리 사회의 갈등 의제들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사회적대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제도나 정책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며 “잘 안 되는 이유를 먼저 살피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공통의 해법을 찾겠다”고 신중한 태도도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민주노총은 1999년 이후 지금까지 28년간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해왔다. 경사노위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노동현안을 논의하는 법적 지위를 지닌 유일한 사회적대화 기구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민주노총의 복귀는 성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사회적대화의 틀을 경사노위에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국회, 고용부 고용정책심의위원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다양한 채널이 존재한다”고 언급하며 실질적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노총도 최근 정부 위원회에 노동계 참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한국노총과 함께 대통령실 앞에서 노동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관련 위원회 참여를 촉구했다.
지난해부터 논의 중인 ‘국회판 사회적대화 기구’도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노총은 해당 기구 설립을 위한 실무회의에 참여해왔다.
조직 내부의 분위기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지난해 11월 정책대회를 앞두고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노동자에게 이익이 된다면 사회적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응답이 85.6%에 달했다.
노동계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내에서도 ‘온건파’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장관 임명 시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본다.
한 노동계 인사는 “김 후보자는 본래 사회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인물”이라며 “장관이 된다면 민주노총 복귀를 위한 실질적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민주노총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달 24일 중앙위원회에서 국회 사회적대화 참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논의는 8월로 연기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회에 우리 사정을 설명했고, 먼저 출범 여부를 결정하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지명이 민주노총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