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대출 DSR 포함 검토…‘갭투기’에 정조준
6·27 대책 이어 고강도 규제 예고…전세시장 위축 우려도
정부가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앞서 발표한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과 7월 도입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규제에 포함될 경우, 갭투자 억제 효과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세대출·정책대출에 대한 DSR 적용대상 확대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규제지역 담보인정비율(LTV) 추가 강화,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조정 등의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민간자금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과도하게 몰리는 구조를 개선하고, 생산적 금융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DSR 규제 확대를 추진해왔다. 다만 전세대출은 주로 세입자를 위한 대출이라는 점에서, 지난달 6·27 대책에서는 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에도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당국은 전세대출을 규제 대상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다시 꺼내 들었다. 우선적으로는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을 DSR 산정에 포함시키는 방향이 유력하다.
전세대출은 2008년 3천억원에서 2016년 말 36조원, 2022년 말 170조원으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엔 200조원을 돌파했다. 당국은 이같은 전세자금 대출이 고가 주택 진입의 수단으로 악용되며 전세가율 상승과 갭투기를 부추겨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갭투자는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고, 집주인이 이를 활용해 매매대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DSR에 전세대출이 포함될 경우 이 같은 투자 방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다주택자나 소득이 낮은 무주택 세입자들은 고가 신축 아파트 전세 진입이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전세 수요 감소로 전세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동시에 갭투자 목적의 매물은 시장에 빠르게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수장도 강경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6·27 대책은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정책 수단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4일 대전 현장에서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주도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을 직접 소개하며 "그 분이 부동산 대출 제한 조치를 만들어낸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전세대출 규제 확대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세대출이 DSR에 포함되면, 부동산 시장은 구조적 전환점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세입자의 고가 주택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전세에서 월세로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가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