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가속…은행 전세대출 3년 연속 감소

전세 거래 위축·금리 상승에 월세 시장 급팽창

2025-12-12     강민철 기자
노원구 상계주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강민철 기자 |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대체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국내 은행권의 전세대출이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가 금융 수요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은행권의 대응 전략 재정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2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전세대출은 2022년까지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2023년 14조8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2024년 13조9000억원, 올해도 10월 누적 기준 6000억원 줄어들었다. 전세 거래량 위축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신규 취급보다 상환이 많아 순감소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 비중도 2021년 가계대출 자산의 18.7%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6.3%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보고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단기 현상이 아닌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주택 월세 수요 확대, 고령화로 인한 은퇴 세대의 안정적 현금흐름 선호, 주거 가치관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2년 이후 전세대출 금리 상승으로 전월세 전환율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전세사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오피스텔과 빌라를 중심으로 월세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여기에 다주택자 세제 강화, 임대차법,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 부동산 안정화 대책도 월세 전환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월세시장은 임차인의 연간 월세 지출액 기준으로 2022년 이후 약 2.2배 성장해 올해 16조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를 아우르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수영 연구위원은 임대인 대상 월세 수익 연계 투자, 현금흐름 담보대출, 급여 인정 정책과 함께 임차인 대상 통합 지출 관리·결제 서비스, 전용 통장, 임차인 배상책임보험 등 다각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생애주기별 금융 수요를 연결하고, 임대차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생활금융·데이터 확장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