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 투자 위축, 양극화 심화 뚜렷
금리 상승·회수 시장 경색 속 초기 기업 자금난 가중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자본 비용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바이오 벤처 투자 총액이 감소하고, 투자 생태계 내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바이오 산업 특성상,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자금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14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벤처 투자는 극소수 초기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다수 초기 기업은 투자 접근 자체가 어려워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 벤처 투자가 가능한 펀드 조성 자체가 급감하면서 VC의 총 투자 여력도 크게 위축됐다.
바이오 분야 펀드 수는 2021년 309개에서 지난해 46개로 급감했고, 올해 1분기에는 단 4개만 결성됐다. 펀드 규모 역시 축소되며 전반적인 투자 여력이 악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상장·M&A 등 자금 회수 시장의 경색까지 겹치며 신규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에도 제약이 커지고 있다.
국내 민간 투자 역시 글로벌 흐름과 유사하게 2021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창업 초기 단계에 대한 VC 투자금은 2022년 2조5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돼, 올해 8월 기준 5965억원까지 줄었다.
또한 2020년 이후 국내 주요 바이오 VC의 투자 547건을 분석한 결과, 초기 투자 비중은 감소한 반면 시리즈B부터 프리IPO 단계까지 중·후기 투자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만으로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사업성이나 임상 성과가 입증된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보수적 투자 기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자본 공급의 미스매치를 초래해 초기 바이오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에는 증권사, PEF, 캐피탈 등 다양한 기관이 상장사의 장기 개발 전략에 주목하며, 제3자 배정이나 전환사채 등 메자닌 형태로 투자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IPO 중심의 단기 회수 구조에서 벗어나,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 자본이 공급되는 성숙한 바이오테크 투자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2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기술이전 계약, FDA 인증, 세계 최초 신약 개발 등 구체적인 사업·임상 성과를 확보한 사례가 많았다.
보고서는 “현재 투자 환경에서는 기술성뿐 아니라 시장성과 사업성이 함께 검증돼야 투자가 가능하다”며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한 성장과 성공적인 시장 진입, 사업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별 기준 분석, 최근 투자 트렌드 대응, 상장 전략 수립과 인수합병 등 다양한 출구 전략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