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눈치보던 남북관계…대북전단으로 ‘설 전 이산상봉’ 미뤄질 듯
행사 준비 기간 감안해 늦어도 다음주까지 북한이 확답줘야
2015-01-26 김철우
남북은 각각 당국간 회담 제의와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통해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겼다고 판단하고 서로의 단변만을 기다리고 있다. 서로 눈치만 살피고 결정적인 고백이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격적인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돼 설 전 이산 상봉 행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10만여장을 살포했다”며 “북한이 설전까지 우리 측의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경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DVD를 대량 살포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 이산 상봉 개최 확답을 주지 않을 경우 설 전 이산 상봉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정부 관계자는 “행사 준비에 최소 4~6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주까지 북한이 확답을 주지 않으면 사실상 설 전 이산 상봉 개최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설 이산 상봉 때도 북한이 정부가 제안한 남북 이산 상봉 제의를 수용한 뒤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가 열린 2월까지 대략 1개월이 걸렸다.
정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산 상봉 성사를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박 대통령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과 실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남북대화를 촉구했고,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재차 강조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반응이 없는 상태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북전단 살포 중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이산 상봉은 군사훈련이 끝나는 5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최룡해 당 비서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인천 방문 뒤 어렵사리 합의했던 제2차 고위급접촉도 대북전단 때문에 물거품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탈북자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공개함으로써 대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던 남북관계에 또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며 “만약 해당 단체가 진정으로 북한체제의 민주화를 원한다면 전단을 살포하고서도 이를 공개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