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잇따라 금리인하 ‘통화완화’…韓 동참 힘들 듯
ECB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유로 공급
2015-02-13 남세현
선진국이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돈을 시장에 풀고 각국 중앙은행이 비난을 무릅쓰고 깜짝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비상 대책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 이후 가계 부채 문제가 부각되고 있어 통화 완화 기조에 동참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ECB는 지난달 22일 다음달부터 최소 내년 9월까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매달 600억유로(7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ECB의 양적완화 결정은 각국의 통화완화 동참 행렬로 이어졌다.
루마니아·스위스·인도·페루·이집트·덴마크·터키·캐나다·러시아가 금리를 낮췄고, 싱가포르는 싱가포르달러 가치의 절상을 늦췄다. 이달 들어서는 호주도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중국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통화 완화 대열에 동참했다.
일부 국가의 통화완화 정책은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배신’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금리인하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공개 석상에서 금리정책보다는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인상보다는 경제가 안은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했지만, 경기 회복세가 이미 한풀 꺾인 뒤여서 적절한 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도 있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지금 각 나라들이 재정 부담으로 재정정책을 못 쓰다 보니 금리인하나 통화가치 절하 등 경기부양을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발버둥을 치는 형국"며 "한국은 세계경제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정책 엇박자로 실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지난해 주택담보태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따른 가계 부채 급증 문제가 뒤섞이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향후 각국의 통화 완화기조가 확대될 경우 한국은행 역시 통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각국은 저마다 사상 최저금리 수준을 보이면서까지 통화 완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은도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