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中 AIIB 가입에 美 ‘무덤덤’…한미관계 영향 없을 듯
사드배치 논의 영향 주목
2015-03-30 정다운
지난 25일(현지시각) 한 외교통신은 “미국 당국자들도 한국의 AIIB 가입을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AIIB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의 주도를 일정하게 견제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연구원도 "한국과 다른 미국의 동맹국이 AIIB 참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강화를 중국에 요구했고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AIIB 참여 결정이 한·미 관계에는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중론이다.
다만 주요 동맹인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역내에서 패권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주도하는 금융질서 흐름에 편입하는 것이 달가울리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을 때에도 워싱턴 조야의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며 섭섭해하는 반응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동북아의 또 다른 동맹인 일본은 이달 말로 참여시한이 다가온 AIIB 가입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미묘한 대목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다 여러 측면에서 중국과 대립구도로 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우리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이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논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AIIB 가입을 계기로 나름의 ‘정치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AIIB 가입으로 인해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다소 유연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AIIB 가입과 사드 배치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갇혀 있는 한국으로서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판단할 이슈가 아니다"라며 "이번 AIIB 가입을 계기로 사드 배치 문제를 시간을 두고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