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기업 구조조정…금융당국 '오락가락'

2015-11-11     남세현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좀비 기업 구조조정 대해서 '오락가락'한 발언들을 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 때문에 금융권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좀비 기업’ 구조조정 대해서 금융당국은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제동을 거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고 수조원대의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기업 여신 회수에 나선 금융권에게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달 27일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선 “옥석을 가리라”며 은행권에 ‘좀비기업’ 퇴출을 압박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때문에 금융권은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에다 4조원이 넘는 지원했으나, 다른 기업들에게는 엄격하게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은행에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충당금을 쌓으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는 “총선이 반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입장이 언제 바뀔지 모르겠다”며 “기업 여신을 줄이고, 충당금을 쌓으면 당장 실적 타격이 예상되는 데 누가 앞장서겠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은행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라고 하는데 이는 큰 그림이 없는 대증요법”이라며 “구조조정이 자금난에 몰린 기업을 살리는데 급급하다 보니 기업이 살아나도 기업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은 향상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금융위는 각 부처 차관급 인사(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금융감독원, 국책은행 부기관장급)를 모아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구조조정의 방향 못지않게 중심(컨트롤타워)이 없다는 지적에 대처한 것이다.


구조조정 실효성 의문 <왜>


하지만 이런 대처가 구조조정을 실효성 있게 할 수 있을까. 4대 업종(조선·해운·철강·건설)을 살리자면 장기 성장 전략도 함께 세워야 하는데 가능할지 의문스럽다는 얘기다.


‘좀비기업’ 옥석 가리기를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마치겠다는 계획도 너무 늦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신용공여액(대출·보증 등)이 5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대해선 올 12월까지 신용위험평가를 해 부실 우려 기업을 가려낸다.


중국 경기 침체화와 미국 금리 인상 문제 가운데 이미 정기 평가를 거쳐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골라졌지만 더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 이명순 구조개선정책관은 “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되면 등급별로 채권은행과 경영개선 약정을 맺고 금융지원을 받거나, 워크아웃·법정관리·파산 등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현재 진행 중인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기준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평가 대상은 확 늘려졌고 기존 최근 3년간 재무상황을 기준으로 선별한 것과 다르게 이번은 최근 2년 기준으로 강화됐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거나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은(이자보상배율 1 미만) 경우 대상이 된다. 연말까지 이런 기업들을 구조조정 한다는 것은 촉박한 상황이고 세부 평가 대상 기업은 1934곳으로 지난해보다 325곳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을 맡을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매각 작업이 끝났고, 유암코에 부실채권 관리를 넘겼다. 유암코에 구조조정은 은행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유암코 나종선 구조조정본부장은 “이미 각 은행에서 파견돼 나와 있는 인력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각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까지 구조조정을 어떠한 형태로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