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대우조선해양 제외 조선 '빅2' 재편 시사?

2016-10-17     정다운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의 향방을 결정할 맥킨지의 컨설팅 결과 조선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살아남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데 따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2일 즉각 반발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와 국책은행 등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미뤄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빅2 재편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사내 협력사를 포함해 고용 규모만 4만여 명에 달하는 등 폐업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지역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 전체에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현재 정부 내에서도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를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 보고서 초안, “대우조선해양 제외한 빅2 체제 전환해야”


맥킨지는 이번 컨설팅 보고서 초안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020년까지 3조3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부족해 자력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간 조선 빅3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이 최악의 경우 오는 2020년 -10%대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4~1%, 삼성중공업은 -1~4%로 각각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맥킨지가 지난 8월 산업은행과 조선 빅3에 전달한 보고서 초안에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이를 매각하거나 분할해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킨지는 ‘수주가뭄’이 지속 중이지만 재무구조가 탄탄한 현대중공업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다음 달 1조1천억원 수준의 유상증자가 예정된 삼성중공업은 이를 통해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각각 제시함으로써 결국 양사를 통해 국내 조선업이 재편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시작된 맥킨지의 컨설팅은 조선 빅3가 비용을 내고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맡아 진행했으며, 조선업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정부가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고 그간 밝혀왔다.


정부-금융당국 엇갈린 행보…시장 혼란 가중


하지만 그간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음에도 컨설팅 결과가 이와는 반대로 나옴에 따라 정부 내 당혹감이 전해진다.


정부는 아직까지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감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급감에 따라 상황이 더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신규 유동성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대우조선해양에 4.2조원 외의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수은 측이 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입장을 번복했다.


금융위원회는 조선업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2018년까지는 대우조선해양을 우선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빅2’ 체제 재편으로의 전환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엇박자 행보에 시장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주도하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장기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맥킨지의 컨설팅은 당초 8월 말까지 결론짓는다는 목표였지만 대우조선해양 등 업계 반발이 지속되면서 한 달 반이 넘게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