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경환 보좌관 구속영장 청구

2016-12-27     남세현

박근혜 정권에서 실세 부총리로 통했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불법 특혜 채용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 15일 최 의원의 보좌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 단독으로 보도한 MBN에 따르면, 최 의원의 중진공 취업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 의원의 보좌관이 증인으로 채택된 중진공 간부에게 허위증언을 교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은 최 의원의 보좌관이 증진공 간부를 만나 “(최경환)의원님이 연루되면 안 된다”면서 “인사 담당이 아니라 채용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하라”며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공 간부에 위증을 교사한 최 의원 보좌관 또한 “(중진공)해당 간부가 최경환 의원실을 방문한 사실이 없다”며 수차례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보좌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조만간 최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특혜 채용 의혹 전모


중진공 불법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살펴보자면, 지난 2013년 6월 7일 중진공은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계획을 확정하고 1차 서류전형에서 17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지원자는 45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지원자 중에는 최 의원이 중진공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4년(2009년 1월~2013년 3월)동안 최 의원 지역구인 경산지역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황모 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황 씨는 중진공 대구·경북 연수원에서 3개월가량 파견직으로 근무하다가 신규 채용에 지원한 것이다. 황 씨는 125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6명의 공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황 씨의 1차 서류점수가 2299등이었다는 사실이었다.


1차 서류전형 커트라인이 170등이었는데 등수에 한 참을 못 미치는 황 씨가 이를 통과한 것이다.


이는 중진공 직원들이 황 씨의 점수를 조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류전형 결과 2299등을 차지한 황 씨의 자기소개서(8점)와 경력(4점) 점수를 높게 수정했다. 그럼에도 황 씨의 등수는 1200등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서류전형에 합격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진공 인사팀은 황 씨에 대해 불합격 처리를 윗선에 보고했으나 인사팀 부서장은 황 씨의 합격을 다시 지시했다.


그러자 인사팀은 더 과감하게 서류조작을 단행했다. ▲어학 0점→3점 ▲자기소개서 8점→10점 ▲경력 4점→5점 ▲학교점수 12점→15점 등으로 점수를 조작했다.


인사팀의 과감한 서류조작에도 불구하고 황 씨는 서류전형 합격자 최하위인 170등에 미치지 못하는 176등을 기록했다.


황 씨가 커트라인에 들지 못하자 중진공 인사팀은 아예 장애인 채용을 확대한다고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서류전형 인원을 늘렸고, 황 씨는 인사팀의 조작으로 가까스로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대신 서류전형 8등과 50등, 63등을 기록했던 응시자 3명은 공공기관 채용에 탈락하는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서류전형을 통과했으니 이제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3년 7월 31일 2차 임원면접위원회에서 당시 중진공 이사장이었던 박철규 이사장은 “황 씨가 책임감도 강해보이고 인성도 괜찮아 보이며 참 성실한 것 같다”면서 황 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전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뒤 지난 2012년 1월 18일부터 지난해 1월까지 중진공 이사장을 지냈다.


박 전 이사장의 긍정 평가와는 달리 일반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외부면접위원들은 황 씨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질문에 제대로 대답조차 못하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며 황 씨의 합격을 반대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은 인사팀에 황 씨를 합격시킬 것을 지시했고, 결국 2013년 8월 2일 황 씨를 포함한 지원자 36명이 중진공 신입사원 전형에서 최종 합격하게 됐다.


박근혜 정권 실세에 무릎 꿇은 檢


황 씨의 이 같은 부당 채용은 감사원에 의해 적발된 바 있으며, 지난해 국정감사와 언론을 통해 불법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9월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중진공 임채운 이사장을 상대로 최 의원의 인사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 의원은 “지난 2013년 중진공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특정 직원의 합격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는 최근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는 최 부총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4년간 인턴비서로 근무했던 사람을 불법으로 공공기관에 취업시켰다”면서 “서류심사에서 8위였던 취업희망자는 무난히 합격권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인 때문에 아예 취업의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같이 불법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검찰은 지난 1월 박 전 이사장 등 중진공 인사 4명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최 의원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만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당시 검찰이 최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이유는 박 전 이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최 의원의 외압이 없다고 진술한 것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군과 함께 몰락하는 실세?


이런 가운데 박 전 이사장은 지난 9월 21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2013년 8월 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있었던 최 의원과의 독대 내용을 진술했다.


박 전 이사장은 “(최 의원에게)사실을 말씀 드렸다. 황 씨가 2차까지 올라왔는데, 외부위원이 강하게 반발한다. 여러 가지 검토했지만 불합격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최 의원이 뭐라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박 전 이사장은 “(내가)결혼도 시킨 아이인데, 그냥 (합격시켜줘)해. 성실하고 괜찮은 아이니깐 믿고 써 봐”라고 답했다.


박 전 이사장은 최 의원에게 거듭 다시 응시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자, 최 의원은 “그냥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 당시 최 의원의 외압이 없었다고 진술한 이유에 대해 박 전 이사장은 “당시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였고, 사실을 얘기한다고 해도 상황이 바뀔 것 같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 전 이사장이 재판에서 이와 같이 폭로하자, 검찰은 최 의원에 대한 불법 특혜 채용 의혹 재수사를 결정하고 지난 15일 최 의원의 보좌관을 위증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