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새마을운동 확대 사업에 '미르재단' 동원 정황
박정희 정권 업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새마을운동’을 대를 이어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중흥을 주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여기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이 사유화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받는 미르재단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안종범 업무수첩, 박 대통령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 ‘깨알 지시’
최근 <시사IN> 단독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구상하는 한편, 이를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여기에 미르재단을 포함시키라고 안종범(58·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새마을운동’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속엔 지난 2015년 10월 26일 박 대통령 지시를 의미하는 ‘10-26-15 VIP’ 메모 아래 ‘새마을운동 국제화’란 대목이 등장한다.
이어 2015년 12월 6일을 가리키는 ‘12-6-15 VIP’ 메모에도 역시 ‘새마을운동, 예방접종, 개발협력→협력 아이디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한 ‘2-22-16 VIP’ 메모를 통해선 박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지시 내용을 알 수 있다.
2016년 2월 22일 박 대통령은 ‘1. 새마을 사업 TF, 아프리카 대비, 새마을운동-ODA 사업 ex)미얀마, 아프리카, KOICA 배제→신임, 새마을중앙회장:심윤종→?, TF 구성 농수산부, 외교부, 외교수석, 유네스코 직원, 실장 다, 미르재단, 보건의료 ⇒KOICA 신임 이사장→개편’이란 내용을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사실이 이 업무수첩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해당 날짜 메모는 결국 박 대통령이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으로 구상한 ‘새마을 사업 태스크포스(TF)’에서 특히 전담 정부출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림과 동시에 이를 대신해 관련 정부 부처 동원을 지시했다.
이 같은 행보 속 박 대통령이 TF에 민간 참여자로 유일하게 포함시킨 미르재단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미 최순실의 ‘자금 창구’로 지목된 미르재단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은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재단 출연금에 재벌을 동원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들의 최근 진술을 통해 이런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최씨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 전경련 상무는 2015년 10월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이뤄진 이른바 ‘청와대 회의’ 도중 “일주일 안에 9개 그룹을 모아 300억 원 규모의 재단을 설립하라”는 청와대 비서관의 말을 전했다.
실제 미르재단의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설립된 과정에 수많은 의혹을 남긴 바 있다.
또한 같은 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폭로도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주요 60대 그룹 회장들과 재단을 만들기로 얘기가 됐다”며 “규모는 300억 정도로 설립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었는데 나중에 200억 원을 더 올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이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쓰레기통 하나까지 세세하게 챙겼다”고 진술했다.
새마을운동 TF팀, 유일한 민간 참여자 ‘미르재단’…참여 배경에 의구심 증폭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새마을운동 관련 단체의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시사IN>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통해 박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인선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해당 수첩 속 ‘2-28-16 VIP’ 메모엔 ‘새마을운동-최외출 1. 새마을 비정치화 2. 행자부 문제-허○○ 국장X 갑질 전형-소진광.’이란 내용이 담겼고 소진광 교수는 약 보름 후인 3월 15일 새마을운동중앙회 정기대의원 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로부터 5일 후인 2016년 3월 20일 안 전 수석은 당시 신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소 교수를 면담, 해당 내용을 수첩에 기록했다.
업무수첩에는 ‘<회장>소진광 교수’, ‘순방 시⇒1)아프리카 2)미얀마, 베트남 3)몽골.’이란 소 교수의 발언 내용이 담겼고 실제 이 순서대로 대통령 해외 순방과 정부 교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016년 5월 25일~6월 5일 기간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을 국빈 방문한 데 이어 다음 달인 7월 4일엔 미얀마 상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박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또 7월 14일부터 18일까지 박 대통령은 아셈(ASEM) 정상회의에 참여한 직후 몽골을 공식 방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