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 시행 초기부터 '삐걱'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빅데이터 활용 방안으로 야심차게 꺼내든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과 관련, 유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과의 업무중복 논란으로 번지면서 시행 초기부터 발목 잡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 ‘빅데이터 활용’ 차이점 강조…“DUR만으로도 가능” 반박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 업무보고 전체회의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건보공단의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 사업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약물 부작용을 점검해 소비자들의 안전한 사용을 지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올 하반기 계획된 ‘공통데이터모델 기반의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 과정을 거쳐 의약품의 효과나 부작용 등을 효율적으로 분석 가능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약물 부작용 사례는 통상 제약사나 의약품 복용자, 의료인 등의 자발적인 신고에 따른 수동적 정보 수집만으로 이뤄져 부작용 규모나 원인 파악 등에 제한이 있어 왔지만 건보공단의 ‘의약품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해 이런 문제 해소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최근 능동적인 약물 부작용 점검이 가능하다면서 지난해 이미 부작용 분석 시스템을 시범 구축했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이 건보공단의 고유 업무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심평원에서 진행 중인 업무와 중복된다는 점이다.
이날 전 의원은 “식약처와 심평원이 DUR(의약품 처방 조제 지원 시스템)을 통해 약물 부작용을 모니터링을 이미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업무설명도 마쳤는데 왜 건보공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건보공단의 고유 업무가 아님에도 왜 굳이 비용까지 들여가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인 셈이다.
전혜숙 의원, “건보공단은 자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
이어 전 의원은 “DUR만으로도 충분히 사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심평원의 DUR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의약품 사용에 대한 부작용 모니터링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하는 것”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에 전 의원은 “빅데이터 검증은 차후 심평원을 통해 참고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공단 업무로 규정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또 전 의원은 “각자 기관들이 정해진 업무가 있다”면서 “공단은 본연의 업무를 맡아서 했으면 한다”고 건보공단의 해당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결국 성 이사장은 “업무 중복 여부를 검토해 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났다.
한편, 공공기관 간 업무 중복에 따른 비용 낭비 등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최근 보건의료기관들에 대한 업무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