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만 사용하겠다?" 재단에 줄줄 샌 위안부 합의금

2017-03-29     이동호

지난 2015년 한·일 정부 간 이뤄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측이 출연한 10억엔(약 107억원) 가운데 5억원 넘는 돈이 정부가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의 운영비로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27일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화해·치유 재단 이사회 회의 결과’ 문건 분석 결과, 재단 이사회는 올해 운영비 예산을 5억3500만원으로 책정하는 한편, 이를 일본 출연금에서 끌어다 쓰는 것으로 지난해 말 의결했다.


앞서 정부는 일본이 건넨 위안부 합의금에 대해 “전액 피해자에게만 쓸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재단은 해당 문건에서 “일본 출연금은 온전히 피해자 분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정부 예산 삭감 등 현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의 행정비용을 일본 출연금에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日 출연금 집행 위해 韓 정부 예산 투입?…올해 재단 예산 삭감 원인


지난해 정부는 재단 운영비 명목으로 1억5천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 일본 출연금 집행을 위해 우리 정부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으면서 해당 예산을 삭감했다.


특히 김태현 재단 이사장의 피해자 할머니들 회유 과정에서 ‘살아계실 때 1억원을 받으라’는 등 부적절한 발언에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0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재단 해체’까지 촉구한 바 있다.


결국 정부가 앞선 위안부 합의를 자찬하면서 공언한 ‘전액 피해자에게 쓰일 것’이란 입장 표명은 한낱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보여 향후 더 큰 여론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단 관계자는 “정부 예산을 받지 못하게 됐고 수익사업을 하거나 기부금을 받을 수도 없어 부득이 출연금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예산안과 실제 결산 내역은 달라질 수 있다”고 <경향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