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야권연대’…거센 소용돌이 속으로..
4·11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이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거센 후폭풍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말 대선의 교두보로 평가받으며 여야가 사활을 걸었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당초 기대했던 단독 과반의석은 고사하고 야권연대 대상자인 통합진보당과의 의석을 합해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차기 대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을 책임지고 이끌었던 한명숙 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되면서 당 안팎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집중될 거란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이렇게 될 경우 당내에선 대선 정국을 앞두고 지도부 총사퇴를 비롯한 조기 전대 개최 요구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공천에 불만이 많았던 비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친노(친노무현)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친노 대 비(非)친노'의 대립구도가 급격히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친노 진영의 한 관계자는 "당이 이번 선거의 프레임을 '친노 대 박근혜' 구도로 갖고 가면서 이명박정권 심판이란 선거의 초점에서 벗어나 버렸다"며 "공천과정에서 보듯 친노진영은 자기 진영의 부활만 생각하고 이명박정권 심판론에는 너무 자만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강원과 충청에서 완전 참패하고 수도권에서만 나름대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 결과를 낳았다"며 "이는 민주당이 야권연대 과정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현안에서 너무 좌클릭하는 바람에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층들이 새누리당으로 떠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당내에선 지도부 교체 등 조기 전대 개최 목소리가 터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선거 전문가 역시 "민주당이 충분히 단독과반 의석까지 차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패배함으로써 내일부터 당장 한 대표에게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당권과 대권이 분리되어 있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여러 총선 악재에 대해 한 대표가 갖고 있는 위기관리 능력은 분명히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 대표가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에 긴시간 동안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여 정권심판론이 막말파문에 묻히는 결과를 낳았다"며"민간인 사찰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히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당 일각에선 한 대표가 총선 패배로 '상처투성이'가 됐음에도 당분간 현 체제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한명숙 대표 개인을 커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친노좌장들인 정세균, 문재인, 이해찬 고문 등이 당선됐기 때문에 한명숙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의 총선 패배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입지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의 전진기지로 낙동강벨트의 한 축을 형성했던 부산선거에서 부산사상(문재인), 부산 사하을(조경태) 등 단 두 석만 승리함으로써 부산선거 승리를 등에 업고 대권에 진출하려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권가도는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해 졌다.
반면 이번 선거를 앞두고 투표독려를 한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대학원장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제는 문재인이 죽고 안철수가 뜰 차례"라며 "서울 등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게 안철수의 메시지 정치가 통한 결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