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대신 '철강 쿼터'…업계, 혼돈 가중

2018-04-24     이동호

내달 1일 시행되는 미국 철강 쿼터제(수출 물량 제한)와 관련해, ‘업체 밀어주기 논란’을 우려한 정부가 사실상 한 발 물러나면서 업계 혼돈이 증폭되고 있다.


대미 수출 철강 쿼터제 “5월 1일 시행”


앞서 정부는 미국의 철강 관세 면제를 대가로 268만t(지난 3년간 평균 수출량의 70% 수준) 규모의 쿼터제를 수용한 바 있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 쿼터제 관련, 업체 간 물량 배분 등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업체 사이 자칫 ‘알력 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제한된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따내기 위한 ‘파워게임’이 물 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쿼터제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정용강관 등 강관재를 주로 다루는 기업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량의 반토막 수준인 104만t으로 물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은 최근 철강협회 주도로 협의를 진행했으나 구체적 물량 배분 등 뚜렷한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수출 물량은 업체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는 정부 원칙에 따라 각 기업들이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정부 가이드라인 제시 없는 업계 ‘멘붕’


세아제강 관계자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물량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회사 이익에 직결되는 만큼 철강사 사이 갈등의 가능성은 크게 열린 셈이다. 구심점이 돼야 할 철강협회조차 대미 수출 물량 관련 통계를 외부에서 수혈 받고 있는 상태다.


특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자 철강협회 회장이 최근 사퇴를 공식화함에 따라 협회의 구심점 역할이 사실상 와해, 철강기업들의 각자 도생 가능성도 짙어졌다.


일각에선 쿼터제 시행 전 물량 밀어내기 꼼수 정황도 포착됐다. 수출 쿼터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미리 미국으로 물량을 빼내려는 행태가 감지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사이에선 대기업 대비 협상력 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