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혜담카드' 놓고 오락가락 행보 왜?
KB국민카드가 야심차게 출시한 ‘혜담카드’에 역풍을 맞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혜담카드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선택범위를 출시 2개월 만에 슬그머니 줄였다가 다시 확대키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는 ‘혜담카드’ 출시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각종 혜택을 하나의 카드에 담았다는 뜻의 혜담카드는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의 야심작이다.
최 사장은 창립 1주년을 맞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혜택별로 여러 장의 카드를 만들 것이 아니라 하나의 카드에 여러 혜택을 넣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며 “회원들이 카드 한 장에 원하는 부가서비스를 마음대로 골라 담는 ‘원(one)카드’ 전략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혜담카드에 대한 최 사장의 열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제 최 사장의 원(one)카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그간 카드별로 특화된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를 지갑에 넣어다녀야 했지만 혜담카드는 그 서비스를 한 장의 카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실제 출시 당시 올해 혜담카드 판매 목표를 10만장으로 잡았던 최 사장의 목표를 훌쩍 넘어 현재 약 12만장이 판매됐다. 서서히 증가할 것이라는 KB국민카드의 예상과는 달리 목표치를 훌쩍 넘어 서고 있는 것.
혜택을 골라 담을 수 있는 혜담카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한 만큼 연회비를 부담하는 상품이다. 이 카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실속형 ‘생활 서비스’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12가지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를 조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한꺼번에 담을 수 있다.
문제는 당초 KB국민카드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3~5개의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10개 내외의 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4월 말 기준 약 14% 고객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4개를 초과해 가입했다.
그러자 KB국민카드는 출시 2개월 만에 슬그머니 서비스 개수를 제한하고 나섰다. 출시 당초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서비스의 개수는 12개였지만, 5월 11일 이후로 가입한 고객부터는 4개로 무려 3분의 1일을 줄인 셈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상품의 취지는 불필요한 카드 소지를 막고, 합리적인 소비를 위함이다”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3~5개의 서비스를 구성하는 것이 최적화된 카드 사용으로 판단되는데, 10개 내외의 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연회비 등 과소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개수를 줄였다”고 밝혔다.
서비스 선택 개수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평균 1인당 카드 보유 개수가 4.9매로 굳이 처음부터 개수를 제한하지 않아도 3~5개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고객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른 역마진도 KB국민카드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소비자들의 서비스 구성 개수가 늘어나다보니 연회비 이상으로 할인혜택의 폭이 커져 수익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서비스 개수를 줄인지 한 달도 되지 않은 7일, KB국민카드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선택범위를 다시 늘리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비스 개수를 줄인데 대한 소비자들의 강한 불만과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는 이번 서비스 개수를 줄인 것을 두고 금융당국과 이견을 보였지만 결국 손을 들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민카드가 신상품 출시 1년 이내에 상품 서비스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감독 규정을 어겼다며 지도권고 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혜담카드를 출시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 서비스 수준을 줄여 고객들에게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정에 따르면 신상품 출시 1년 이내에는 부가서비스를 변경해서는 안되고, 6개월 이전에 변경 사항 등을 고지해야 하는데 이번 혜담카드의 서비스 개수를 줄이는 것은 부가서비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비스 혜택의 축소가 아니라 서비스 선택 개수를 제한하는 것으로 부가서비스 범주에 드러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주유시 리터당 50원을 할인받던 것을 30원으로 축소 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관계자는 또 “카드 약관에 서비스 선택개수는 제한될 수 있음을 명시하는 등 사실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다시 서비스 개수를 다시 늘린 것에 대해서는 “고객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휴먼카드의 남용을 막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만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3~4개의 서비스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또 연령대가 바뀌어서 라이프스타일이 바뀔 경우엔 서비스 구성을 변경해 이용할 수 있다”며 “카드 발급시 이를 충분히 고지해 무분별한 서비스 구성으로인한 과소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혜담카드의 오락가락 행보로 흔들린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카드사들이 상품을 내놓았다가 서비스를 축소하는 행위에 대해선 수시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