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성공신화 막 내리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숨고르기가 힘겨워 보인다.
그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인해 웅진그룹의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자 윤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오히려 윤 회장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극동건설은 ‘승자의 저주’로 불리며 빚이 쌓여가고 있는데다 태양광 사업도 갈수록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웅진코웨이와 함께 양대 캐시카우로 불린 웅진씽크빅 마저 경영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윤 회장, 과연 성공신화의 2막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웅진코웨이라는 핵심자산을 내놓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도 윤석금 회장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 당시, 업계 2위였던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한 경험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윤 회장은 당시 코리아나화장품 매각대금인 350억원을 주로 웅진코웨이에 투자해 정수기 렌탈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웅진코웨이로 성장시킨 전력이 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팔릴만한 주요 자산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심장까지 도려냈는데 과연..?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백과사전 방문판매원으로 시작해 지금의 웅진그룹을 이끈 윤 회장의 성공신화가 수명을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이 최근 단행한 기업인수마다 어려움을 겪으며 재무구조에 빨간 불이 들어온 탓이다. 건설, 금융, 에너지 등 그룹의 신규사업 3각축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태양광 업황 부진과 맞물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 6월 지주사인 웅진홀딩스는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660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건설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단기차입금과 미분양, PF(프로젝트 파이낸싱)지급보증 문제에 직면했다. 극동건설의 보증채무는 1조3000억대로 PF관련 연대보증만 8000억원이다.
극동건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늘었지만,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은 2162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0년 173%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에는 무려 338%까지 급등했다.
윤 회장의 고민은 극동건설 뿐 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웅진캐피탈을 통해 서울상호저축은행과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19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중 1500억원을 투자한 서울상호저축은행이 윤 회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6월까지 서울상호저축은행이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웅진그룹의 모태기업이라 할 수 있는 웅진씽크빅 마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웅진싱크빅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2억원, 27억원으로 전기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웅진씽크빅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8%씩 감소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출산율 저하 등 교육시장 전반이 좋지 않다보니 그 흐름 속에 있는 웅진씽크빅 역시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지난 1~2년은 씽크U, 스토리빔 등의 신사업추진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올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수익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극동건설과 태양광산업인 웅진에너지 등에 집중할 계획이었던 윤 회장의 고민이 짙어지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각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축소 등 악재가 이어지며 국내 업체들이 투자를 올스톱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웅진에너지의 주요 제품인 잉곳․웨이퍼 가격이 폭락하면서 올 1분기 1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블루칩에너지의 파산으로 124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끊긴데다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 237억원, 유니텍솔라 238억원, 제스솔라 37억원 등 장기 공급계약해지도 잇따르고 있다.
당분간 태양광 시황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태양광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웅진그룹의 금고로써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고육지책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업계는 웅진코웨이의 매각대금은 주로 경영리스크를 해결하는데 쓰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웅진홀딩스에 올해 돌아오는 단기차입금만 4000억원에 이르고,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3000억원 가량이 예상된다.
특히 극동건설에 추가 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웅진그룹이 태양광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있겠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매각대금이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매각 대금을 어떻게 유용할지 정확하게 결정 난 것이 없지만 태양광 산업에 집중할 예정이다”며 “태양광 산업의 경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데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자금여력이 없으면 주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성장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태양광 시황 악화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손을 떼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덧붙여 “웅진씽크빅의 경영성적이 다소 둔화됐다 하더라도 적자를 기록한 계열사가 많지도 않고, 웅진에너지 역시 작년과 재작년에 30%이상의 고수익을 내는 등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교롭게도 건설이나 태양광산업 등 경기침체 등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겪은 것이지 윤 회장의 책임은 아니다”고 본다며 “오히려 안좋다고 버리지 않고 본인이 책임지고 하겠다는 것은 사업에 대한 책임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고 전했다.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이라 표현할 정도로 아끼는 웅진코웨이를 매각한 윤 회장의 과감한 승부수가 위기에 처한 웅진그룹을 또 다시 일으키며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