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미래권력 감싸기?

2012-08-06     정다운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공천헌금’ 3억원을 현기환 전 의원(19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에게 건넸다는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 새누리당이 ‘공천헌금 파문’에 휩싸였다.


3일 현기환 전 의원이 검찰에 자진출두해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찰은 제보자 정 모 씨의 진술이 구체적이라고 전했으며, 4일 현영희 의원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파문으로 ‘매관매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당시 비대위원장인 박근혜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후보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혁신’을 강조하며, 공천위원회, 경선룰, 현 지도부 구성, 당명개정 등 19대 총선을 총괄했기 때문에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의혹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이 ‘친박계 핵심인사’로 꼽힌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일방통행식 경선’이 부른 예정된 파문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대선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급급하는 것 같다.


3일 새누리당은 공천헌금 파문으로 비박계 3인(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후보)이 ‘경선 보이콧’을 선언하자 뒤늦게야 ‘탈당 권유 방침’을 내세우며 수습에 나섰으나, 고질적인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 후보도 “검찰에서 밝힐 일”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다, ‘반쪽 경선’위기를 맞자 “당을 망치는 일”이라며 ‘경선 보이콧’을 비난하기 바빴다.


박 후보는 책임은 인정하지 않은 채 사건 나흘째 접어든 5일에서야 ‘20대 정책토크’에서 유권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안타깝다’며 유감표시를 했을 뿐이었다.


이마저도 같은 날 비박주자의 ‘경선 보이콧’을 수습하기 위해 마련한 연석회의에서 비박주자들이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하자 “직접 책임질 일 없다”며 일축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공천헌금이 사실일 경우) 황우여 대표 책임 △현기환·현영희 제명 △당내 진상조사위 구성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비박계 후보 3인이 경선에 북귀하는 것으로 봉합됐지만, 이미 표출된 ‘박근혜 책임론’, ‘사당화 폐해’, ‘박 후보의 비민주성’ 등을 가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을까. 남경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의 책임 정점엔 박 후보가 있다”며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박 후보가 ‘20대 정치토크’전 ‘까칠한 질문은 자제’하라고 요구해 패널과의 사전질의 과정에서 질문지를 ‘필터링’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언에 따르면 당 관계자는 ‘5.16쿠데타’와 ‘공천헌금’ 질문은 사실상 금기어였다고 밝혔으며, 이에 일부 패널들이 질문 범위 제한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최근 정치권 흐름을 읽어보면 너도나도 ‘박근혜 감싸기’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이런 식으론 곤란하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새누리당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 아닐까. 그리고 자꾸 기성 정치권 밖으로 눈을 돌리는 풍토가 형성되고 있는 것 아닐까.


왜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 국민은 박근혜 후보를 의심하고 있는지, 박 후보가 진정 반쪽 경선의 ‘피해자’인지 새누리당 스스로 자성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