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묻지마식 CP발행에 제동

2012-09-25     이병주

금융당국이 뒤늦게 CP(기업어음)를 무더기로 찍어내는 기업들에 칼을 빼들었다.


2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CP시장 현황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LIG건설 CP사태 같은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자체 판단하에 뒤늦은 문단속에 나선 것이다.


실제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로 위축됐던 CP시장은 2005년 이후 연평균 26.3% 증가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7월기준 전체 CP발행규모는 11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8%나 급증하는 등 기업들의 CP발행이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말 기준 24조원 정도였던 기업CP 발행규모는 지난 7월말 34조원을 기록하며 42.7% 치솟았다.


회사채와 달리 이사회 승인없이 대표이사 직권으로 발행할 수 있는데다 별다른 공시, 보고의무 등 최소한의 제동장치도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증권사를 중심으로 정기예금 ABCP나 신용파생상품 ABCP 등 신종 CP 발행이 증가한 것도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다.


실제 CP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문제점도 이곳저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우선 공시규제 미흡 등으로 시장구조가 불투명하다보니 체계적인 리스크관리가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현재 CP는 사실상 공모인 경우에도 대부분 사모의 형식을 띄고 발행되다보니 대부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발행된다. 이때문에 신탁 등을 통한 개인의 CP투자가 이뤄짐에도 공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투자자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LIG건설의 CP발행은 사모형태에 의한 CP모집으로 투자자가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금융당국은 CP 발행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우선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손본다. 만기 1년 이상 CP나 신탁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판매(50인 이상)되는 CP의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물리기로 했다.


또, 기업의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신용평가 결과를 세부내용까지 공시토록 강화하며 거래내역에 대해 사후보고도 의무화한다.


추가로 CP 발행정보를 원스톱으로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도 예탁원이 주도해 마련한다. 그 밖에 금융투자업 규정을 고쳐 MMF의 동일인 편입한도도 차등화할 예정이다. CP는 편입한도를 축소하는 한편, 전자단기사채에 대해서는 반대로 한도를 점차 늘린다는 방침이다.